“김정일, 시간 아끼려면 술파티 그만해라”

<노동신문>은 9일자 ‘시간을 제일 아끼시는 분’이라는 기사를 싣고 김정일이 분초를 아껴가며 열심히 일한다고 선전했다. 이는 야행을 즐기는 김정일이 낮에는 자고 밤에 일하는 것을 포장한 것이다. 북한 선전당국의 이 같은 우상화는 이미 오래 됐는데, 최근 또다시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거꾸로 김정일 권력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다음은 내용요약.

<요약>
– 김 위원장은 건강을 걱정하는 지배인들의 목소리를 접하자 “나라 전반사업을 봐야 하므로 늘 시간이 모자란다. 그래서 항상 바쁘게 지낸다”고 답하면서 시간에 대한 평소 생각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 그 전에는 수령님(김일성)께서 조금이라도 편히 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1초가 1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내(김정일)가 조국과 인민을 위해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1초가 1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내가 일하면서 제일 아끼는 것도 시간이고 제일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도 시간이 흐르는 것이다. 하루를 열흘 맞잡이로 일을 해도 모자라는 게 시간이다. 1초를 1시간으로 늘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 이어 새벽 1시를 초저녁으로 여기며 불철주야로 사업하시는 것도, 현지지도, 전선시찰의 길에서 시간을 쪼개 하루에 10개가 넘는 단위를 찾아주시는 것도 습관처럼 여기시는 분이 우리 장군님이며 장군님을 따르는 길에서 한 초를 한 시간 맞잡이, 하루를 열흘 맞잡이로 살자는 것이 천만 전사들의 맹세이다.

<해설>

북한은 김정일의 우상화 교육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시켰다. 남한에 와서 그 역사가 거짓이라는 걸 알았는데 아직도 그 거짓말로 주민들을 속이고 있다. 지금도 북한의 나이든 사람들은 ‘김정일이 한 일이 뭔가?’라며 회의를 표시한다.

김정일은 무엇보다 인민들을 우매화하고 있다. 또 김일성, 김정일을 인간이 아니라 특수한 ‘신’으로 포장한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권력을 차지한 김정일에게는 별로 자랑할 만한 업적이 없었다. 그래서 억지로 어린 시절의 일화 같은 것들을 부풀려 혁명역사로 만든다.

예를 들면 김정일이 어느 강철공장의 철판을 만져보았다고 하면 그것이 곧 사적관으로 옮겨져 진열된다. 이번 <노동신문> 내용도 북한에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김일성의 취침을 보장하기 위해 김정일이 아버지가 자는 방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놓았다는 이야기, 자작시 ‘한 초가 한 시간이 되어줄 수 없을까’ 등은 인민의 행복을 위해 백날을 일해도 시간이 너무 짧다는 내용이다. 그러면 그렇게 일했는데 도대체 김정일이 한 일이 무엇인가? 일한 흔적은 없고 일만 했다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

김정일은 보통 밤 11시부터 일을 시작해 다음날 3시, 4시까지 일하고, 아침 11시까지 자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수요일과 토요일에 하는 술 파티에 참가했다가도 독한 양주에 잘 길들여져 있는 김정일은 새벽 1시쯤 다른 참석자들이 모두 곤드라진 후에도 혼자 집무실로 가서 사무를 본다고 한다.

김정일은 김일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사업보고를 하곤 했는데, 이것을 본 김일성은 김정일이 너무 일해 눈이 충혈되어 자기가 심려할까봐 떨어져 보고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일이 밤늦게 일하는 것은 단지 낮과 밤이 바뀐 야행성 기질 때문이고, 새벽까지 파티를 즐기다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잔다고 한다.

90년대 중엽에 ‘쪽잠에 줴기밥(도시락)’이라는 일화가 나돈 적이 있었다. 인민들이 굶는데 자기도 줴기밥을 먹고, 잠도 차 안에서 쪽잠으로 잔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런 증언이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의 증언으로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수백만의 주민들이 죽어날 때 중화특유의 야자상어날개탕과 이란의 캐비어, 심지어 프랑스 요리사를 데려다 희귀한 음식을 탐닉하는 희대의 식도락가였던 것이다.

김정일의 전선시찰도 대체적으로 이러하다. 김정일은 지방에 있는 별장에 놀러 갔다가 바람도 쏘일 겸 주변의 군부대를 불쑥 방문한다. 어떤 때는 김정일 자신이 직접 차를 몰고 가다 군인들을 멈추게 하고 어떤 극적인 일화를 창조하기도 한다. 그러면 측근들은 그런 걸 모았다가 인민에 대한 사랑으로 선전하고 책으로 묶어 대외선전용으로 사용한다.

북한이 민주화가 되려면 이 같은 사실을 인민들이 하루빨리 알아야 한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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