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스위스 은닉계좌 존재 여부 놓고 공방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스위스 비밀 계좌 존재 여부를 놓고 스위스 은행인연합회와 미국 전문가 간 공방을 펼치고 있다.

공방은 지난 7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스위스 은행인연합회 피에르 미라보 회장이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에 2000년 기준으로 43억달러의 비자금을 예치해놓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스위스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비자금 은닉계좌가 없다”며 “내가 확실히 보장하건대 스위스의 어떠한 은행도 그러한 계좌를 열거나 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미라보 회장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데이비드 애셔 미국 국무부 전 자문관은 다음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회견에서 “없다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맞불을 놓았다.

북한의 불법행위 문제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얘셔 전 자문관은 “김정일 위원장의 비밀계좌에 대해 누가 확실히 알 수 있겠느냐”고 물은 뒤 “북한인들은 우리가 옷을 갈아입는 것만큼이나 자주 이름을 변경하고 또 수많은 허위 금융거래를 통해 자금을 은닉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확실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북한 주민들로부터 빼냈다는 점”이라고 강조하고 “김 위원장이 은닉한 자금은 언젠가 스위스를 비롯한 어느 곳에라도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셔 전 자문관이 비자금 은닉 계좌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자 스위스 은행인연합회 제임스 네이슨 대변인은 바로 다음날 다시 이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스위스 은행의 입장에서 볼 때 김 위원장이 독재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좌를 운용해주는 건 대단히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미라보 회장의 주장을 재확인하면서 반박했다.

네이스 대변인은 “만약 비자금 은닉 계좌가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다면 해당 은행의 신용은 땅에 떨어지고 경영에 큰 타격을 입고 말 것인데 이를 뻔히 알면서 스위스 은행들이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짓을 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세계 주요 인물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 뿐만 아니라 북한의 고위 관리와 가족도 마찬가지이며 이런 원칙은 북한만 겨냥한 게 아니고 세계 어느 나라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으며 스위스 은행의 경우 1998년부터 이 원칙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김정일 위원장이 최고 40억 달러의 비자금을 스위스 은행에 숨겨 놓고 있다고 주장했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