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수행 횟수-권력서열 관계 없어”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중국을 내세워 북한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어려울 것”이라고 29일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구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중국도 김정일 정권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지만 (김정일을) 내쳤을 경우 자유민주주의가 도입되고 중국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포럼의 대변인인 김정훈 의원이 전했다.

황 위원장은 통일문제와 관련해 “국제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점에서 북한과 중국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명맥은 중국이 쥐고 있는데 중국은 북한 영토나 주권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북한 체제의 현상 유지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변화와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과 중국을 떼어놔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는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정일 유고 시 북한 정세 변화와 관련해선, “김정일의 유고가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면서 “북한 체제 특징상 김정일 자리에 누가 가더라도 통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또한 “한국 언론들이 김정일을 수행하는 횟수로 권력 서열을 구분하려고 하는데 이는 북한 체제를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이들은 정책 결정권자들이 아니라 김정일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데리고 가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북한의 통일전술전략은 이간이다. 대한민국을 빈부, 세대의 차이로 이간시키고, 한·미·일 관계를 이간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최근 이러한 북한의 이간정책을 믿는 세력이 남한 내에서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북한 동포의 인권문제는 우리가 챙겨야 하겠지만 마찰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기보다 시민단체가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김정일의 건강이상으로 북한 권력구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황 위원장을 ‘모시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황 위원장은 지난주 자유선진당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국회 외통위 차원에서도 국정감사 기간 황 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