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솥뚜껑 민생행보’ 두드러진 이유?

▲ 20일자 노동신문에 실린 희천발전소 시찰하는 김정일

새해 들어 산업현장을 찾는 김정일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20일자 노동신문은 김정일의 희천공작기계공장 현지시찰 소식을 전한데 이어 22일에는 새로 건설된 태천발전소 4호 발전소를 찾았다고 전했다.

핵실험 이후 6자 회담 복귀를 밝힌 지난해 11월 말부터 김정일은 군관련 방문에 편중했던 현지지도를 기업소 등의 민생 현장으로 옮겨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달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김정일이 핵실험 이후 11월 초 원산목장을 찾은 것을 예로 들며 “아직도 어렵고 모자란 것들이 많지만 강력한 전쟁억제력의 보유가 평화적 경제 건설의 대전제로 된다는 사람들의 인식은 확고하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러한 김정일의 행보는 ‘강력한 전쟁억제력 다음에는 인민생활’이라는 화두를 내건 북한에서 핵보유국으로서 향후 미래가 밝다는 자긍심과 희망을 불러 일으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핵보유국이 되기 위해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는 주민생활이 향상될 수 있다는 기대를 확산시키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도 경제부분을 선두에 배치하고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동사설은 “인민경제 4대 선행부분인 전력, 석탄, 금속, 철도운수 부문이 경제강국건설의 전초선”이라며 에너지와 운송분야의 중요성을 특별히 언급했다.

최근 미북 베를린 회동에서 북한은 미국과 핵 폐기 초기단계 이행에 대한 상당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 대가로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대한 미국의 성의있는 조치와 경제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로 뛰는 ‘인민의 지도자’의 모습 보일 필요 있어

미북 합의가 이뤄질 경우 북한은 핵보유국으로서 기존 핵시설에 대한 일정기간 가동중단을 대가로 외부의 경제지원을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김정일은 외부의 대규모 원조에 대해 주민들에게는 핵보유국이 되면서 외국이 자발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제공한다고 선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외국의 원조에 기대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정일의 민생행보는 극도로 황폐화된 북한의 민심을 추스릴 필요성 때문일 수도 있다. 경제회생을 위해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줘 ‘인민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려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김정일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현장을 둘러보며 직접 생활도구를 챙겨보는 ‘스킨쉽 행보’까지 보이고 있다.

김정일은 지난해 11월 함남도 함주군 금진강 흥봉발전소 노동자 가정을 방문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고, 황해북도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 방문시에는 농민들의 쌀독까지 들여다보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주민들 속에서는 “아버지(김일성)는 인민들의 밥 가마를 열어보았지만, 아들(김정일)은 그렇지 못하다. 군대만 찾아 다니고 인민생활은 안중에도 없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었다. 김일성은 생존에 길가던 학생들을 만나도 기념사진을 찍어줄 정도로 넉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민들이 이러한 두 부자를 비교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김정일이 아버지의 전철을 따라 민생행보에 새삼스럽게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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