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선물 있으면 北세관 무사통과”

▲ 북한 상대 中 무역상들의 모습

중국의 한 무역업자가 최근 공공연한 뇌물 상납 요구와 물품 압수로 이름 높은 북한 세관을 통과하면서 김정일의 ‘선물명세서’ 한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북한을 오가며 북한 문화재와 생필품 수출입를 해온 이 사업자는 30일 단둥에서 기자를 만나 “신의주 세관장 이하 모든 세관원들로부터 ‘귀빈’ 대접을 받으면서 중국으로 건너온 적이 있다”면서 “무역업 10여년 만에 그런 대우는 처음 받아봤다”고 당시 일화를 전했다.

이 무역업자의 당시 일화는 맞은편 중국 단둥(丹東) 세관에서도 화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자는 90년대 후반부터 북한 도자기에 손을 대 큰 이익을 봤다고 한다. 그래서 장기적인 투자를 위해 북한 고위층에 잘 보이려고 회사 명의로 북한에 김부자 우상화를 위한 각종 문화예술사업을 지원했다고 한다.

그러자 북한 00창작사는 최근 그를 초대해 북한의 여러 명승지를 구경시키고 행사가 끝난 후에는 김정일 명의로 된 선물(식료품)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이 업자는 체류하고 있던 호텔에서 선물로 받은 식품을 다 먹고 ‘선물명세서’만 기념으로 잘 보관하기 위해 가방에 넣어가지고 나왔다.

그는 “당시 조선에서 많은 도자기(청자기)들과 유명 화가들의 그림,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려고 북한 명주(名酒)를 꽤 구입했는데, 예상외로 짐이 많아져 한 차(2.5t트럭)가 될 정도였다. 평양에서 신의주까지는 그 쪽에서 자동차로 운송해줘서 별 탈 없이 왔는데 세관을 통과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북한 세관에서는 모든 물건을 풀어 헤치기 때문에 도착하자 마자 모든 짐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내가 들고 있던 가방부터 검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가방 속에 물건들을 차례대로 꺼내 놓는 순간 검사원의 눈이 굳어졌다. 빨간 케이스로 되어 있는 ‘선물명세서’를 본 것이다.”

이어 “세관원은 명세서의 이름과 내 여권을 직접 확인해보더니 허둥지둥 ‘선물명세서’를 가지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세관관장이 직접 나와서 나를 접대실(응접실)로 정중히 모시더니 선물을 받게 된 경위를 물어보았다”며 말을 이어갔다.

당시 세관장은 “선생님은 우리 조국을 위해서 큰일을 하신 훌륭한 분입니다. 저희가 미처 알아 뵙지 못했습니다.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알려주십시오. 무엇이든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부하직원들에게 “세관자동차를 이용하여 이 분의 짐을 한 점의 손상 없이 안전하게 중국에 직접 전해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는 김정일의 ‘선물명세서’ 한 장이 그 정도 힘을 발휘하게 될지는 본인은 물론 중국의 세관직원들에게도 상상 밖이었다고 한다.

다른 단둥세관 관계자는 “다른 것도 아닌데 ‘선물명세서’ 한 장 가지고도 그리 큰 힘을 발휘한 것에 우리도 놀랐다. 그 사건은 단둥세관에서도 유명한 일화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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