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 먹을 것 없이 요란하기만…”

김정일의 69회 생일을 맞아 각종 충성행사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제난에 지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 부자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이후 처음 맞는 김정일 생일행사는 체제 결속과 후계체제 완성에 초점을 맞춰 준비됐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응은 무관심 내지는 김정은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감 쪽으로 쏠리는 정황이다. 우선 ‘먹을 것 없는 잔치상’이 민심 이반을 부채질 하고 있다.


소식통은 “김정일 생일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건 말건 대부분 주민들의 관심은 오직 먹고 사는 문제”라면서 “예전에는 김일성 때가 좋았다는 식으로 김정일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으나 요즘에는 김정은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과거에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술, 고기 등의 부식물과 간식 등이 담긴 선물상자가 간부들에게 전달되었는데 이마저도 현재까지 소식이 없다”면서 “이번 김정일 생일을 맞아 일반 간부들은 물론 주민들에 대한 특별 공급이 없어 불만은 가중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6, 17일 양일간 휴일이 그나마 주민들에게 위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동안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생일에 주민들에게 ‘특별공급’을 나눠주면서 체제단속 및 우상화에 활용해 왔다. 그러나 김정은으로 권력 세습이 이루어지지면서 특별공급도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쌀값 폭등 및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민심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북한의 주요 도시인 평양, 신의주, 해주 등의 쌀값이 지난해 말에 비해 두배 이상 상승하는 등 주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다.


평양 같은 경우, 설명절 전인 1월하순경 쌀 장사꾼들이 담합하여 쌀 가격이 3000원까지 오른 적이 있으며, 2월 중순 현재 평양의 쌀값(1kg)은 2,2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신의주 같은 경우 지난해 11월 800원대였으나 2월초 쌀 가격이 2000원대까지 상승했다. 해주는 작년11월부터 올해1월까지 지속적으로 물가가 오르기 시작해 가격이 두배로 상승 2000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소식통은 “내년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고 북한이 공언하고 있지만 경제적 성과가 없으면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의 불신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