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새벽 도강…’격(格)’ 떨어지는 방중길

3일 오전 중국 다롄(大連)에 도착한 김정일의 방중 일정과 관련 아직까지 중국 정부의 공식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김정일은 방중 일정 첫 단계부터 국가지도자로서의 격(格)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건강과 관련된 정보노출을 우려한 언론 기피 행보 때문에 중국 방문의 효과마저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김정일은 여객열차 편으로 이날 오전 5시 20분경(이하 현지시간) 중국 단둥(丹東)을 경유,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첫 행선지인 다롄(大連)에 도착했다. 김정일 일행은 다렌 시내 중심가인 푸리화(福麗華)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정일의 행보는 신의주 출발 당시부터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북한은 지난 1일 이례적으로 5.1 노동절 기념 중앙보고대회를 신의주에서 개최, 내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30일 오후부터 김영일 총리를 비롯한 북한의 고위급들이 행사 참여를 위해 대거 신의주로 몰려 들면서 김정일의 참석 여부도 눈길을 끌었으나, 정작 김정일은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김정일 열차가 단둥을 통과했다. 단둥 도착 시간이 5시 20분경이었던 점을 상기해볼때 평양에서 출발한 시간은 이날 오전 1~2시경 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일 밤까지 신의주 시내에 특별한 경계가 없었던 점으로 볼때 김정일이 미리 신의주에 들어와서 대기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신의주 내부에서는 3일 낮부터 “장군님이 중국에 나가시려고 신의주에서 5.1 중앙보고대회를 가졌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오전 4시께부터 압록강 철교와 단둥 역 주변엔 200여 명의 공안(경찰)과 변방대 군인들을 배치해 모든 통행을 차단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김정일은 단둥 도착이후 별다른 일정을 갖지 않고 곧장 다롄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정일이 철저히 언론을 피하고 있는 것과 관련, 벌써 방중 성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자신의 건강관련 정보 노출을 우려한 대비일 수도 있으나, 과거 김정일의 방중 사례와 비교할 때 심각하게 격(格)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보인다.   


중국 현지에서는 김정일의 방중 일정이 급조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 국책 행사인 ‘상하이 엑스포’ 개막식 이후에, 그것도 새벽 시간대에 도강했다는 점 때문에 김정일의 방중을 외교적으로 적극적 부각시키기는데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의견이다.


김정일이 다롄에 도착한 이후에도 중국 외교부가 공식일정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이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결국 김정일은 ‘북-중 동맹 공고화’와 같은 실속있는 성과보다는 천안함 사건 원인 규명,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여부,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등 양자간 현안 해결에 주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후진타오 주석과 김정일이 만난다 하더라도 ‘긴밀한 합의’를 도출할 만한 의제가 마땅치 않아 김정일의 방중 일정은 예상보다 짧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2006년 1월 당시 8박 9일간 일정으로 방중했으나, 2004년에는 2박3일간의 일정만 소화하고 귀국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