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용 호화요트까지 평양 수송해 전시

김정일이 생전에 애용하던 호화요트가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시체 안치실 주변에 그의 애장품이 전시돼 있듯이 김정일 사망 1주기를 맞이해 요트도 금수산궁전에 전시하기 위해 이 같은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정부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김정일 사망 1주기를 앞두고 그가 생전에 즐겨 사용하던 물품을 금수산궁전에 옮기는 작업을 진행해왔다”면서 “호화요트의 경우 원산항과 남포항을 거쳐 옮겨졌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어 “요트를 육로로 옮기는 과정에서 전봇대를 옮기고 장애물을 철거하기도 했다”면서 “요트를 궁전으로 들이는 과정에는 임시 레일을 깔고 한쪽 벽면까지 헐어내는 공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구글어스 위성사진’에 따르면 금수산태양궁전 동쪽 전면을 뚫어놓은 공사 흔적이 10월부터 확인되고 있다.


김정일도 지난 1995년 7월 8일 김일성 사망 1주기를 맞이해 김일성의 집무실이 있던 금수산의사당을 금수산기념궁전(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확장해 공식 개관했다. 


당시 김정일은 궁전 내부 김일성 안치실 주변에 김일성 전용 ‘벤츠600’과 1호 열차, 만년필, 옷가지, 김일성 혁명 기록화(畵) 등을 배치했다. 이후 김정일은 평양시민과 지방에서 올라오는 주민들에게 참관코스로 개방해 우상화 작업을 벌였다.


김정일의 ‘김일성 우상화’ 전례를 따르고 있는 김정은도 김정일 사망 1주기를 맞이해 호화요트, 1호 열차 엔진기관, 김정일이 생전에 사용하던 차량, 사치 용품 등을 모아놓고 안치실을 새롭게 꾸미는 등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를 극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일 경호부대 출신의 한 탈북자는 데일리NK에 “김일성 시신을 안치할 당시 김일성 안치실과 유사한 공간이 3곳 더 있었다”면서 “김정일의 안치실은 이 공간 중 한 곳으로 추정되며 그 주변에 김정일의 유품들을 김일성과 동일하게 전시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기술자들이 이 공간들을 만들어 놨는데, 각각 독립돼있으며 십자형태의 복도로 연결된 것이 특징”이라면서 “하지만 김일성 안치실 외의 공간은 참관코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개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김정일 사망 1주기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김정은은 전례에 따라 김정일의 우상화를 극대화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변화를 원하는 주민들이나 엘리트들은 옛날 방식을 추구하는 김정은에 대한 불만이 점차 쌓여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사망 후 금수산의사당에 8억 달러(약 87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확장·개조됐다.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을 정원으로 꾸미는 작업도 김정일 1주기를 기념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