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장성택 처형 직후 진행되는 김정일 사망 2주기 관련 행사를 앞두고 내부 통제와 감시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택 처형 이후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체제 이완 현상을 차단하고 엄숙한 김정일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장성택 사형 등으로 내부 분위기가 아주 긴장된 상황이며, 작년 애도기간 때와는 차원이 다른 통제와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최근 김정일 장군님 서거와 관련해 애도기간이 선포돼 온 나라 분위기가 팽팽하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더구나 이번 장성택 사건까지 겹쳐 주민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면서 “보안원들은 수시로 장마당과 마을을 돌면서 애도 기간에 맞게 행동할 것을 지시하고 있고 인민반장들도 다른 때와 달리 분주히 움직이면서 이상 행동을 하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최근 애도기간이 선포되면서 아이들까지 친구들과 말 하는 것을 조심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가족들에게 ‘이럴 때일수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를 강조하는가 하면 어린 자식들이 실수라도 할까 두려운 일부 부모들은 ‘집에서 아버지 어머니가 한 말을 밖에 나가 하면 안 된다’며 아이들에게까지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인민반과 직장들에는 ‘특별경비’ 지시가 내려졌다. 관련 간부들이 특별경비기간 동안 한건의 사건사고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매일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 기간에는 술도 마시지 말고 끼리끼리 모이지도 말라는 포치(지시)도 내려와 주민들은 바짝 긴장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추모 행사와 관련 소식통은 “김정일 사망 2주기를 맞아 주민들은 김정일 회고모임과 덕성(德性) 강연 등 각종 다양한 추모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여맹원들과 학생들은 매일 김정일 ‘업적’과 관련한 강연회와 덕성실기모임, 영화문헌학습을 비롯한 각종 애도행사에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소식통은 “직장들에서는 사망일 참배 때 사용할 생화(生花)피우기에 필요한 온실화목을 마련하고 있는데 일부 주민들은 추운 날씨에 동상에 걸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최근 진행된 장성택 규탄 모임과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에서 김정은의 유일영도만이 조선인민을 살 수 있는 길이라며 주민들에게 ‘충성과 효성’을 강요하고 있다. 당국은 “혁명의 배신자들이 발붙일 곳은 지구상에 없다”는 인식을 주민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밀수나 불법통화도 다른 때 하다 들키면 벌금을 내거나 비판서를 작성하면 되지만 애도기간에 이런 것이 발각되면 시범껨(본보기)으로 교화소나 혁명화에 끌려가야 한다”면서 “형제나 가족들끼리는 ‘고모부까지 죽이는 판에 일반 백성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가차 없다)’고 수군거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탈북자 곽현주(39, 가명) 씨는 “최근 북한과 통화를 하던 탈북자들은 ‘김정일 애도기간이고 장성택 사형사건이 터진 후로는 가족들과 전화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면서 “장성택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을 피하거나 ‘그런건 물어보지 말라’고 잘라 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