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비자금 얼마나 될까?

▲ 네팔에서 적발된 북한공관원의 밀수 금괴

북한의 경제가 90년대 이후 추락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이야기다. 에너지-외화(달러, 유로)-식량 부족의 ‘3난'(難)은 만성화된 지 오래 됐다. 그런데도 북한은 끊임없이 무기를 사들이고 있고, 김정일이 통치자금 부족으로 권력 누수현상을 겪는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경제는 형식상 인민경제(제1경제), 군수경제(제2경제), 당경제(제3경제)로 되어 있다. 인민경제가 국가경제다. 인민경제는 과거에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형태였으나, 90년대 중반 이후 도저히 배급제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북한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단행, 일반 주민들은 대부분 장사를 통해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인민들은 굶어 죽어도 김정일 비자금부터 먼저 챙겨

북한은 심각한 외화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더욱이 90년 초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로 말미암아 초래된 경제난으로 하여 전례 없는 외화고갈의 시기를 맞게 된다. 북한은 이러한 와중에도 군비를 끊임없이 유지하고, 해마다 김정일의 비자금은 중단 없이 충전돼왔다.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의문대상이었다. 북한은 경제형편이 어려워짐에 따라 외화를 벌 수 있는 ‘주력상품’들을 새롭게 개발하고 그 영역도 끊임없이 넓혀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부터 김정일의 비자금 ‘주력상품’을 몇 가지 보기로 하자.

무기판매를 통한 외화획득

북한은 미사일과 핵무기기술 수출을 통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87년 이란과 이라크에 스커트 미사일을 대량수출 함으로써 많은 외화를 챙겼다. 그에 대한 증명으로 91년 걸프전에서 이스라엘이 심대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현재도 암암리에 파키스탄과 리비아에 핵 물질과 핵 기술을 수출함으로써 연간 5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YTN TV(2004년 1월, 뉴스)는 북한이 이란, 이라크, 리비아 등 중동나라들과 분쟁 중에 있는 제3세계 나라들에 미사일을 수출함으로써 한해 최소한 5~6억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보도했다. 뉴스는 미국 정보기관의 통계에 기초해 북한이 지난 2001년 미사일 판매 등으로 5억 6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지적하고, 파키스탄과 거래를 한 창광신영 무역회사에 대해 경제제재를 내린 바 있다고 보도했다.

마약밀매를 통한 외화반입

美 의회조사국(CRS)은 지난해 보고서(‘Drug Trafficking and North Korea: Issues for US Policy’)에서 북한이 연간 마약밀매로 5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일부는 군사비로 충당되고, 일부는 비자금 명목으로 예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나 중국, 일본, 한국의 범죄조직과 공모하고 있으며, 최근 마약밀매 거래에 따른 이익이 절반으로 줄게 되자 거래량을 대폭 늘렸으며, 이에 따라 외화획득도 최근 1~2년에는 연간 5억 달러 수준에 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의 마약수출이 오히려 과거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전제한 뒤 이는 수년 전의 연간 1억 달러 규모에서 급증한 것으로 지난 2000년 기준 북한의 총수출액인 7억 달러의 70%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의 노동당 ‘제39호실’ 이 같은 밀거래를 주도하고 있으며 유통경로도 정부와 기업, 외교행랑, 일반화물 등으로 매우 복잡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1970년대 중반부터 아편의 원료인 양귀비 재배를 국가정책으로 시작, 80년대 중반부터 정제아편을 조직적으로 수출했으나 지난 95~96년 호우가 닥쳐 양귀비 재배량이 줄자 메탐페타민 등 각성제를 대규모로 생산해 동남아시아 등지에 밀수출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산케이(産經)신문은 지난 8월 4일자 보도를 통해 지난 1999년부터 3년간 총 3천 300kg의 메탐페타민이 수사당국에 의해 압수됐으며 이 가운데 34%가 북한이 원산지라고 전했다.

초정밀 위조달러 ‘슈퍼노트’ 연 1,500만 달러 해외유통

북한은 외화난을 타개하기 위해 연간 1천 5백만 달러 규모의 초정밀 위조달러(일명 슈퍼노트)를 제작, 해외에 불법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대남공작 차원에서 국제범죄 조직과 연계하거나 조총련, 중국동포 등 친북세력을 이용해 위폐와 마약의 국내 반입을 기도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계에 의하면 국내에서 발견된 위폐는 한 해 약 4만 3천 달러 가운데 상당부분이 북한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북한은 90년대 이전에는 옵셋 인쇄된 저급 위폐를 무역대금 지불 시 진폐에 섞어 소량으로 유통시켜 왔으나, 90년대 들어서는 외교관과 무역상사 등을 통해 초정밀위폐 유통에 직접 개입, 94년 이후 동남아 등에서 13차례에 걸쳐 총 4백 64만 달러의 북한산 위폐가 적발됐다.

실례로 1998년 4월 북한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겸 김정일 비자금담당 서기인 길재경(2000년 사망)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위조미화 3만 달러를 환전하려다 러시아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의 ‘충성의 외화벌이’를 통한 비축

북한은 해마다 주민들로부터 ‘충성의 외화벌이’ 명목으로 외화원천동원사업을 시키고 있다.각 지방의 당 기관들에는 39실이 있는데, 아래에 군중외화벌이사업소와 5호 관리부를 두고 여기에서 사금생산, 짐승 피, 송이버섯 수집을 한다. 일반 주민들의 경우 한 사람당 해마다 사금 1.5그램을 의무적으로 상납해야 하며 개가죽을 해마다 의무적으로 한다. 미달되는 경우 ‘충성심 부족’을 이유로 배급을 중단하기도 한다.

중앙행정기관에서는 헌납금, 김정일 생일 충성자금, 재정경리부 산하 조선우표사에서 벌어들이는 50~60만 달러, 인민 무력성에서 헌납하는 금 100~200kg, 각 기관의 창립절 충성자금 등이 포함되며 이들을 합쳐 연간 6,000~7,0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은 제3국에서 신용장이나 송금결제 등을 통해 오스트리아 등지에 있는 ‘금별은행’ 등 궁정경제(당자금 관리) 관할 은행에 입금되어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1회 700~800만 달러 정도 인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는 대략 20억 달러에서 미국 CIA가 추정하는 43억 달러 사이인 것으로 추측된다.

조총련을 통한 외화유입코드

북한이 조총련계 상공인들의 방대한 자산을 기초로 70년대 연평균 6,000만 달러 수준, 80년대는 2억 달러 이상을 걷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총련(약 15만~20만 명)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 매출액이 약 30조 엔에 이르는 빠찡꼬 업계의 약 1/3(10조 엔으로 당시 한국 총예산의 약 2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고, 조총련 산하로서 일본 전역에 지점망을 갖고 있는 조총련계 신용단체의 총예금액만 하더라도 약 180억 달러 수준에 이른다.

조총련은 기술, 정보, 물자 측면에서도 80년대 말까지 북한이 필요로 하는 민간 및 군사 과학기술 인력이나 정보 획득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재일조선인 과학자협회’에는 핵융합, 첨단엔진, 제어기술 등 초일류의 일본기술 두뇌가 포함되어 있으며 북한에 직간접으로 기술지원을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중에는 컴퓨터기기, 레이더기기, 수중음파기 및 방음장치, 음파탐지기, 반도체, 원자로용 진공펌프, 전차 제조용 연삭반, 선반기 등과 같이 군사 분야에 응용 가능한 첨단기술도 대량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남한을 통한 외화획득

2003년 5월 서울 특검의 수사결과 현대가 북한에 보낸 2억 달러가 조선노동당 비밀 계좌에 입금되었다. 특검팀은 그 동안 조사를 통해 지난 2000년 6월 외환은행에서 국정원 계좌로 환전된 2억 달러가 중국은행을 거쳐 마카오에 있는 북측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밝혀냈다.

마카오에 있는 여러 개의 북측 계좌 가운데 특히 암호명 ‘309호실’이라 불리는 노동당 비밀계좌와 김정일 비자금을 관리하는 암호명 ‘38호실’, ‘39호실’의 계좌에 입금된 남한기업이 송금하는 돈은 고스란히 김정일의 주머니로 들어가 무기수입과 비자금으로 전환돼 오스트리아에 있는 비밀구좌로 예금되고 있다.

이보다 먼저 2000년 6월 15일에 있은 남북정상회담도 5억 달러의 대북송금의 대가로 열렸다.

김정일 비자금 50억 달러 보유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003년 7월 “김정일이 체제보호를 목적으로 50억 달러에 달하는 비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북한 고위인사들과 아시아지역 내 정보기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대외무역회사인 대성무역을 중심으로 마카오, 스위스 등으로 비밀리에 비자금을 송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비자금은 핵개발에 따른 미국의 압력으로부터 김정일 체제를 굳히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는 것.

탈북한 인사인 김덕홍 씨는 “이 같은 무역회사들을 폐쇄할 경우 김 위원장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대성무역처럼 운영하는 무역회사가 전세계에 39개가 존재, 이들은 전세계 각지에서 김 위원장의 돈줄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마카오에서 활동 중인 조광무역은 인삼과 전자제품 거래 이외에도 마약 밀수와 달러 위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 비자금 43억 달러 추정설

북한과 현대가 진행 중에 있는 금강산 관광에서 발생되는 이윤도 북한군력 증강의 일부로 소비되고, 대부분이 김정일의 비자금으로 저축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해 8월 발표한 논문(북한경제위기 10년과 군비증강 능력)에 의하면 김정일이 매년600~7,000만 달러의 비자금을 축적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관리되는 김정일의 비자금이 20~4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것.

북한은 금강산 일부를 개방한 것만으로 정권수립 이후 ‘최대의 달러벌이’를 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금강산 관광 및 개발 대가로 98년부터 2005년 2월까지 6년 3개월 동안 북한에 주기로 한 현금은 무려 9억 4,200만 달러(약 1조 1,3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거의 돈 한푼 들이지 않고 6년여 동안 매년 1억 5,000만 달러의 ‘금싸라기’를 확보한 셈이다. 그런데 이 달러는 노동당과 국방위원회가 주관하는 궁정경제(노동당이 따로 가지고 있는 예비금고)의 금고로 들어가고 있다. 궁정경제는 유입되는 모든 자금은 군사력 증강뿐만 아니라 기타 김정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업에는 어디든지 사용할 수 있다.

The DailyNK 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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