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전체를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다






▲김일성 동상에 참배하는 북한 주민들./자료사진
북한이 동토(凍土)의 땅이 된 가장 큰 원인은 3대(代)에 걸쳐 1인독재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아버지인 김일성의 권력을 사실상 빼앗고, 자신의 권력마저 아들인 김정은에게 물려 준 김정일은 독재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자비한 인권유린과 반인륜적 범죄를 서슴치 않고 저질렀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세스쿠,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가 자국민들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것과 달리 김정일이 ‘심장쇼크’로 비교적 편히 사망한 것은 철저한 통제·억압 정책의 산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김정일은 집권 기간 동안 전체주의적 독재체제와 유일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했다.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 등 공안기관의 철저한 감시·통제 속에 북한 주민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독재 권력의 도구로서 살아갔다. 김정일 시대 북한의 전(全) 사회는 말 그대로 거대한 감옥이 됐다.


북한 인권 유린의 대명사 ‘정치범수용소’


북한 인권탄압의 상징은 특별독재대상구역으로 불리는 정치범수용소다. 수감자들은 일상적인 굶주림과 가혹한 폭력, 그리고 끊이지 않는 공개처형 등 반인간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과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탈출하다가 체포된 자, 보위부원에게 반항하거나 보위부원을 구타한 자는 수용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수형에 처하거나 총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자들은 ‘수령의 초상화를 훼손했다’ ‘기독교를 믿었다’ ‘체제를 비방했다’는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재판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채 수용소에 끌려왔다. 연좌제를 적용해 그 가족들까지도 같이 수감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북한은 11개의 수용소를 운영하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자 6개로 통·폐합했다.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현재 수감자는 15만명에 이른다.


초기 정치범수용소는 김일성의 권력 장악 과정에서 정적들을 숙청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됐으나 1973년 김정일의 후계추축 구축을 위한 3대 혁명소조 활동이 시작되면서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 9월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이 북한 정치범수용소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14호(평안남도 개천, 下)와 18호(평남 북창, 上) 관리소 모습./사진=윤상현 의원실.

北주민 사상 노예 전락시킨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


김정일은 또한 주민들을 사상적 노예로 전락시켰다.  김정일은 1970년대 삼촌 김영주와의 후계 경쟁 과정에서 김일성의 환심을 사기 위해 ‘당의유일사상체계’를 확립한다는 명목으로 김일성의 개인숭배 캠페인을 직접 주도했다.


이어 1974년 4월 ‘당의 유일사상체계 10대원칙'(이하 10대원칙)을 공표하면서 김일성 유일독재를 이론적으로 완성했고, 여기에 ‘당의 유일적 지도체제’라는 이론을 곁들어 ‘김일성의 사상에 기초한 김정일의 영도’라는 권력구조를 만들어 냈다.


주민들을 통제하고 장악하는 도구가 된 ’10대원칙’은 사회주의 헌법을 초월한 유일한 규범이며 생활규범이다. 북한에서는 국가의 모든 정책입안과 개인의 공적, 사적 활동, 심지어 개인의 생각까지도 ’10대 원칙’의 지배를 받는다.


’10대 원칙’은 개인의 의식을 마비시켜 무비판적인 체제 충성을 유도하는 동시에 주민들을 수령 독재의 도구로 전락시킨 김정일의 가장 악랄한 인권유린 행위 중 하나다.


죽음의 골짜기로 내몰리는 ‘강제북송’


최근에는 송환된 탈북자들에 대한 처벌이 과거에 비해 많이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이는 김정일의 선의에 의한 변화라기보다는 강제 처벌하기에는 탈북자 숫자가 너무 많이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북송 되면 민족반역자로 몰려 심한 고문과 구타에 시달리게 된다. 이후 2년 이하의 노동단련형 또는 3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을 받게 된다. 한국사람을 만나거나 종교를 접한 것이 발각되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기도 한다.


또한 탈북여성들은 제3국 체류를 위해 인신매매의 형식으로 중국 남성과의 결혼을 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성매매 등에 노출된다. 탈북여성들이 낳은 아이는 무국적자로 분류돼 북한과 중국,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렇게 양산된 중국 내 무국적 아이들은 적게는 3000명에서 많게는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정일은 또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유발하기 위해 공개처형을 자행해 왔다.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북한인권백서 2011’에 따르면 올 한해 공개처형 횟수는 2010년에 비해 세 배 가량 증가했다.


또한 북한은 해외에 상당수의 근로자들을 파견해 외화벌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시베리아 근로자뿐만 아니라, 몽골, 동유럽 및 중동지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열악한 환경과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면서 감시와 통제 속에 살아가고 있다.


탈북자에 따르면 중동지역에만 5개 기업소 8천여명의 근로자가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추산은 쉽지 않다. 이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충성자금’으로 김정일의 비자금으로 쓰인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