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부천역(驛) 맞은편 리베르떼 빌딩 4층. 지난 14일부터 이곳에서는 ‘독재자 김정일 북한대학살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북한인권국제연대 한국지부(대표 문국한)가 주관, 4월 12일까지 계속된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숨어 지내는 고달픈 모습들이 숨김없이 드러난다. 그들이 지내는 움막, 쫓기는 순간에도 틈틈이 적어놓은 일기장, 도움을 기다리는 편지, 김정일에 대한 분노의 글들, 경비대의 감시를 피해 국경을 건너는 모습들.
지난 2001년 중국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진입한 길수 가족을 돌본 인연으로 길수 형제가 그린 그림이 유난히 많다. 전시회장은 지난 일의 흔적을 돌아보는 곳이 아니라 지금도 수만 명의 동포들이 국경과 중국 도처에 숨어 지내면서 겪고 있을 고통을 함께 나누는 곳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11월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시회에 이은 두 번째. 문국한 대표는 지난 10년간의 활동에서 모아온 400여 점의 자료들을 이번 전시회에 추가로 전시했다. 문 대표는 이번 행사를 마치고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으로 장소를 옮겨 4월 18∼20일까지 전시회를 가질 계획. 이후 미국 교민사회 순회 전시회를 갖는다.
‘북한인권과 탈북자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무관심이 안타깝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문 대표는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원래 그런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몰라서 그런다고 봐요. 무지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바로 알게 되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저의 그런 희망을 이번 전시회가 굳은 믿음으로 바꿔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