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부시 친서-특사 방북 원해”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 위원장은 북미간 신뢰구축과 관계정상화를 위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고 복수의 한미 고위관계자들이 19일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의지는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이달 초 북미관계정상화 실무회담 참석차 방미했을 때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등 미 고위관리들에게 직접 밝혔고, 부시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뜻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북핵문제에 정통한 고위당국자가 익명을 전제로 전했다.

앞서 김 부상은 지난 5,6일 뉴욕 방문때 빌 클린턴 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평양을 전격 방문, 수교 논의의 물꼬를 텄던 것처럼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부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달라는 뜻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의 한 고위소식통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 부상은 전미외교정책협회(NCAFP) 비공개 토론회 석상을 비롯한 여러 장소에서 이 같은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면서 “김 부상 발언의 요지는 북미간 관계정상화와 국교수립 문제와 같은 큰 현안은 실무급이 아니라 고위급에서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할 사안이라는 뜻이었다”고 전했다.

뉴욕의 한 소식통도 “김 부상은 당시 이제는 ‘지름길'(short cut)을 택해야 한다면서 미 고위급 인사의 평양 방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특사를 파견해 주거나 친서를 교환하자는게 김 부상 발언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같은 의지 표현은 최근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송금 지체문제에서 보듯 아직 미국측의 신호가 불확실한 만큼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적대시정책을 포기할 것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20일 “미국이 조선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전환했다는 것이 실물로 확인된게 아니다”면서 “조선을 적대시하는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모두 제거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테러지원국 해제, 대 적성국 교역금지법 적용 해제 등을 촉구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미국측은 김 부상의 이같은 요청에 대해 “특사 파견은 사전에 아무런 준비없이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사전에 양측이 충분한 논의를 해서 결정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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