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부시 임기 3년간 버티기로 작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6월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앞으로 남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남은 재임기간 3년동안 버티기로 작심했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면담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임기간에 (핵문제와 관련한) 협상은 무용하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마음이 움직인 것은 6월10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간의 한미정상회담 결과였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당시 북한도 한미정상회담의 진행상황을 ‘예민하게’ 예의주시하고 있었으나, 회담 결과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평화적 해결 의지를 분명히 한데다 ‘미스터 김정일’이라고 호칭한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1주일후 정 장관은 김 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는 노 대통령의 부담을 직접 설명하고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정상회담 개최는 제3차 6자회담 중단 1년이 거의 다 가까워지면서, 미국내 대북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대북 제재 불가피론이 힘을 얻고 있던 때 이뤄졌다.

정 장관은 면담에서 출국하는 노 대통령의 무거운 발걸음을 설명하고, 부시 대통령의 언급을 두 차례나 김 위원장에게 읽어 주었고, 4차 6자회담의 ‘7월 중 개최’를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그는 “6.10 한미정상회담이 북핵 타결에서 하나의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9.19 베이징 공동성명’ 채택과 관련, “앞으로도 가는 길이 쉽지는않겠지만 ‘9.19’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다르다”면서 “그 이전은 안갯속에서 막막했다면, 이제는 안개가 걷히고 목표를 분명히 보게 된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 당국자는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과 관련, “한미간의 신뢰와 남북간의 소통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됐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당사자로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고 우리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진행됐던 8.15 민족대축전 행사에서 북측은 베이징에서 남북간소통에 큰 문제가 있다면서 남한이 미국편을 너무 든다고 불만을 표출했으며, 이를 놓고 양측은 심도깊게 의견을 나눠 오해를 푸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북한의 ‘선 경수로 제공’ 요구로 북핵 문제의 앞날에 암운이 드리워 지고 있는 가운데, 이 당국자는 “큰 틀의 합의는 만들어진 만큼 몇가지 언덕과 산이 있어도 극복하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 당국자는 “제일 중요한 안전장치는 조건의 성숙, 즉 ‘때가 익었다’는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다른 참가국들로서도 북핵 문제와 동북아 문제에서, 특히 미국의 비확산 정책으로 보나 북한의 생존확보 전략으로 보나 타결과 결렬의 갈림길에서 타결될 수 있는 때에 이르렀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조건성숙론’을 내세웠다.

끝으로 그는 “이번 북핵타결은 북한과 미국의 결단이 가장 중요했고, 중국의 깊이있는 외교력과 한국의 주체적 외교력이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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