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베트남 답방’ 합의 의례적 차원인 듯

김정일의 베트남 답방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베트남의 팜 자 키엠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도쿄(東京)에서 개최된 ‘일본-메콩 외무장관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정일의 베트남 답방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음을 재차 밝혔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8일 보도했다.

팜 자 키엠 외무장관은 지난해 10월28일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과의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이 베트남의 ‘귀중한 경험’을 거울로 삼기 위해 베트남 측의 답방 초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일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최고지도자로는 50년 만에 처음 북한을 방문한 농 득 마잉 서기장을 평양 순안공항까지 직접 나와 영접하는 등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정일의 순안공항 영접을 지켜본 외교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다소 급진적인 중국식 개혁·개방 모델보다는, 국가규모가 비슷한데다 공산당 주도의 점진적 개혁·개방 정책을 전개하고 있는 베트남을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베트남과 북한의 합의는 베트남의 답방 요구에 북한이 의례적으로 동의한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정일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6.15공동선언에서도 서울 답방 문제를 명문화 한 바 있다.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김정일은 중국식 개혁개방에 겁을 먹으면서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따라 배우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것일 뿐 완전한 시장경제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 역시 김정일이 후계자로 공식 지목된 70년대 이후로 중국과 러시아 이외의 국가는 방문하지 않았던 전례를 들어 베트남 답방에 회의적 시각이 많다. 특히 그동안 신변상의 문제로 열차 이동만을 고집했던 김정일이 40년 만에 고령의 몸을 이끌고 비행기에 오를지도 미지수다.

1965년 김일성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수행할 당시 주석 전용기를 이용해 해외 순방한 것이 비행기를 이용한 김정일의 마지막 해외 방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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