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베트남 답방 약속 과연 지킬까?

▲ 2002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전용열차 안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연합

김정일이 베트남 측의 답방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행기를 이용한 외국 순방이 40년 만에 성사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은 이달 중순 평양을 방문한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수행하고 돌아온 팜 자 키엠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의 한 인터뷰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베트남의 ‘귀중한 경험’을 거울로 삼기 위해 베트남 측의 답방 초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고 28일 전했다.

키엠 부총리는 또한 “김 위원장이 마잉 서기장에게 베트남의 20년 간에 걸친 도이모이 정책의 성취를 매우 높이 평가했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다소 급진적인 중국식 개혁·개방 모델보다는, 국가규모가 비슷한데다 공산당 주도의 점진적 개혁·개방 정책을 전개하고 있는 베트남을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아주주간은 또한 현재 진행 중인 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의 베트남 방문 목적도 김정일의 방문에 앞서 사전 정지작업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도했다.

김영일 내각 총리를 단장으로 한 북한대표단은 지난 26일 하노이에 도착, 응우옌 떤 중 베트남 총리와 27일 총리급 회담을 갖고 ‘농업과학기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등에 서명했다.

28일에는 베트남 최대 탄광인 하뚜 석탄탄광과 베트남 북부의 물류중심지인 하이퐁항을 방문했다. 29일에는 농업채소연구소를 둘러본 뒤 경제중심지인 호찌민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김정일 또한 이달 중순 베트남 최고지도자로는 50년 만에 처음 북한을 방문한 마잉 서기장을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나와 영접하는 등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후계자로 공식 지목된 70년대 이후로는 중국과 러시아 이외의 국가는 방문하지 않았던 김정일이 외국 순방 길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들이 많다.

특히 베트남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비행기로 이동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지금까지 신변상의 문제로 열차 이동만을 고집했던 김정일이 40년 만에 비행기에 오를지도 미지수다.

1965년 김일성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수행할 당시 주석 전용기를 이용해 해외 순방한 것이 비행기를 이용한 김정일 해외 방문의 마지막 기록이다.

김정일이 40년간의 은둔에서 벗어나 베트남을 실제로 답방한다면 김정일이 개방 제스춰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정일이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순방에 나선 국가가 공산주의 국가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방 노선을 걷고 있는 베트남이라는 사실은 큰 상징성이 있다.

또 베트남 답방이 실현된다면 미국과의 완전한 관계정상화를 노린 방미 계획도 실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00년 클린턴 행정부는 양국의 관계개선을 위해 김정일의 방미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합의했던 남한 답방 약속도 지키지 않았던 김정일이 베트남을 답방할 지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