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임박?‥근거들 허무맹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임박설과 관련,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단둥(丹東)의 주민들과 외교 소식통들은 8일 한결같이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결코 김 위원장 방중이 가까워졌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단둥 역 앞에서 노점을 하는 왕(王)모씨는 “최근 공안 당국의 검문.검색이 강화되긴 했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있었던 일로 특별한 것이 못 된다”고 말했다.

단둥 공안 당국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치안을 강화, 역과 해관(세관) 주변 등에 대한 검문을 강화했으나 이는 원단(元旦.1월 1일)부터 춘제(春節)를 거쳐 3월 개최되는 중국의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때까지 전국적으로 치안을 강화하는 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달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단둥시 양회를 앞두고 최근 경찰의 검문.검색과 순찰이 한층 강화됐으나 이를 김 위원장의 방중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게 단둥 주민들의 얘기다.

김 위원장 방중 임박설의 또 다른 근거로 보도됐던 단둥 세관 통제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북한은 해마다 12월 중순부터 1월 초까지 일시적으로 세관 업무를 중단했다 재개하고 다시 2월 중순까지 중단해왔다”며 “북한 사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언론이 지나친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 12월 외국인 관광객을 통제한 것을 놓고 최근 일부 일본 매체가 김 위원장 방중을 위한 정지작업인 것 같다고 보도했으나 이 역시 세관 업무 중단에 따른 연례적인 관행으로 확인됐다.

단둥의 한 주민은 “김 위원장이 방중한다면 보안이 이렇게 느슨할 수 없다”며 “방중 당일은 압록강 주변 진입 자체가 통제된다”고 귀띔했다.

이날 단둥 역 광장에서는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노점상들이 장사를 하고 택시 호객꾼들이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을 잡는 등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 연출됐지만 경찰의 단속은 없었다. 역 광장에 2대의 경찰 차량이 서 있었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워 보였다.

단둥 세관은 이날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화물 차량이 압록강 철교를 부지런히 오갔다.

지난해 화폐 개혁 이후 북한과의 무역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바람에 손님이 끊겨 문을 닫았던 단둥 세관 앞 속칭 ’조선 거리’의 상점들도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압록강 철교 부근 공원에서는 연인들이 한가롭게 데이트를 즐겼으며 어부들은 압록강에서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등 한가하고 평온한 모습이었다. 단둥시내 어디서도 보안이 강화된 낌새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베이징과 선양의 외교 소식통들도 한결같이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했다고 볼만한 징후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베이징의 한 북한 무역 책임자 역시 “(김 위원장이)당장 중국을 방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김 위원장의 방중 임박설을 부인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