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뒤 한미-북중 간극 더 커지나?

김정일이 중국 창춘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6자회담 등 향후 한반도 이슈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김정일은 지난 26일 새벽 ‘만포-지안’ 루트로 중국을 방문, 김일성이 일제시대에 다녔다는 지린시 위원(毓文)중학교와 베이산(北山)공원을 방문했다. 같은 시간,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평양에 머물고 있었고 다음날 곰즈와 함께 전용기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로서 카터-김정일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김정일이 카터 전 대통령과 만나 6자회담 재개 등 평화 제스처를 선보일 것이란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김정일의 이같은 행보는 미 행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 표시로 평가받고 있다.

김정일은 대신 27일 오전 창춘 난후(南湖)호텔에 도착해 28일 오전까지 이곳에서 1박을 하며 후 주석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자리에는 중국 차세대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등 중국 수뇌부의 중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권력승계를 위한 당 대표자회를 앞둔 시점에서 중국 수뇌부와의 회동은 북중관계의 돈독함과 함게 향후 포스트 김정일 시대에도 변함 없는 지지를 당부한 의미를 담고 있다. 북한은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 주요 권력자리에 올려 대외적으로 후계를 공식화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북한은 홍수피해로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어 후계 체제 안정을 위해서는 중국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더불어 천안함 사태에 따른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대북 금융제재 등 압박조치가 이어지면서 중국의 경제 외교적 지원이 절실하다.


김정일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으로 미북간 신경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함으로서 미중간의 틈세를 교묘히 파고 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최춘흠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중국의 체면을 세워준 것으로 중국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을 것이라며 중국도 북한에 대한 일정한 경제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연구위원은 또 “중국 정부가 북한의 후계문제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기 보다 당대표자회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지지 입장을 대신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권력 이양기 시기, 필요한게 많은 북한의 상황에서 제공처가 되는게 중국뿐인 상황에서 이뤄진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불안정한 정치체제와 화폐개혁으로 더욱 어려워진 경제난 등 북한의 현실 조건 여전히 기댈 수 있는 곳은 중국뿐이라는 북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김정일이 6자회담 재개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권력 이양기 시기에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 입장을 밝힐 조건이 안된다”며 북한이 기존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중국 정부를 설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