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국내 전문가 진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미국의 점증하는 압박 속에 북.중 관계를 돈독히 하고 이를 통해 현안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방북 2개월여만에 이뤄진 이번 김 국방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다급한 정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은 ‘현 사태가 엄중하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다.

곧 북한은 위폐.마약밀매.인권 문제 등으로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미국의 의도를 단순히 북한에 대한 자세변화를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붕괴를 노린 움직임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등 미 당국자의 발언은 이러한 위기감을 고조시켰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중국은 위폐문제에 ‘노코멘트’ 입장을 취하며 가타부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형국이다.

이에 북한은 북-중 관계가 흔들릴 경우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현 정세가 단순히 6자회담에 나가느냐 나가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간주한 것이다.

전방적인 압박을 가하는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중국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문이다. 평양이 베이징을 붙들기 위해서 방북한 것이다.

또 중국 지도부와 만남으로써 ‘북-중 혈맹’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이번 방문은 심각한 상황에서 이뤄져 공개행사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지도부와의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방중 일정이 다소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 갑작스럽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북핵문제 해결이 교착국면에 들어간 상태에서 중국이나 북한이나 긴급히 논의할 현안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현상황에서 핵보유고를 계속 늘리는 것이 부담이 되고 북한도 미국이 위폐와 인권문제로 압박을 계속하는데 대해 역시 부담을 갖고 있어 이번 만남에서 현정세 타개책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많지 않다. 이번 방중은 북한이 북-중 관계 강화속에서 남한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생존을 모색한다는 전략의 실천적인 움직임일 수도 있다.

또한 이번 방중에서는 북한의 개혁.개방 확대를 협의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으로서도 개혁.개방을 지원하고 비핵화를 유도했다는 평가를 국제사회로부터 얻을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하는 정책을 취하는데 대해 북한 껴안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하튼 이번 김 국방위원장의 비공개 방문은 현안에 대한 정책협의가 가장 큰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허문영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번 방중은 미국이 위폐와 인권문제 등으로 강경하게 치고 나오자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대미관계를 풀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북한정권 붕괴전략에 맞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붙잡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또한 김 국방위원장의 방중은 북한이 대미관계에서 ‘버티기 전략’으로 들어가며 미국의 대북전략을 지켜보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공동 대응전략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올해 상반기에 급박하게 전개될 대미.대남 관계속에서 북-중 관계 강화를 그 토대로 삼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인다.

곧 미국의 계속되는 압박속에서 내부 체제결속 강화와 남한과의 관계개선 확대를 통한 생존전략 모색에 북-중 우의 강화가 기초가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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