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이후..6자회담 재개 시동 걸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유관 당사국과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7일 알려지면서 6자회담 재개 흐름의 향배가 주목받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언급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대해 전달된 북한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에서 회담 조기재개 가능성과 속도를 읽어낼 수 있는 중요한 단초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김 위원장의 언급에 내포된 ‘정치적 함의’다. 당초 외교가가 예상해온 6자회담 공식 복귀선언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내용상으로는 회담 재개를 향한 전향적 메시지도 담겨있는 모호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 발언을 어떤 식으로 해석할 지를 놓고 엇갈린 해석과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그동안 북한이 내놓은 발언의 연속적인 맥락으로 볼 때 이번 언급은 사실상 6자회담 복귀의사로 볼 수 있는 긍정적 메시지라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6자회담은 영원히 종말을 고했다.”→”양자.다자대화를 통해 풀 용의가 있다.”→”미국과의 양자회담 진전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6자회담 재개에 대한 공통이해 도달” 등으로 단계적으로 진전된 입장을 표해온 가운데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직접적으로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6자회담에 나가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이 직접적인 복귀선언을 피한 것은 의장국인 중국 측에게 재개수순과 일정을 모두 ‘일임’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천안함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6자회담 복귀를 대외적으로 선언하는 형식을 취할 경우 ‘천안함 물타기’라는 비난이 제기될 가능성을 의식했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것은 6자회담 재개가 지연되는 책임을 미국과 한국 등에게 전가하면서 회담 복귀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줄이려는 고도의 정치적 포석이라는 풀이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들을 중심으로는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에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에서 북한이 소극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6자회담을 계속 미루면서 복귀에 따른 ‘대가’를 키우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예를 들어 제재가 해제되는 식으로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이어서 기본 입장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주목할 관전포인트는 의장국인 중국이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차후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중국의 입장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중국으로서는 6자회담 재개프로세스에 본격 착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중국은 조만간 관련국간 교섭을 벌이며 6자회담 일정을 논의하는 등 회담 재개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국간 교섭과정에서는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에게 전달한 ‘드러나지 않은 내용’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이 대목에서 눈여겨볼 점은 중국측이 제시한 ‘북한과 미국간의 양자대화→ 6자회담 참가국들간 예비회담→6자회담 본회담’의 3단계 중재안에 북한이 화답했는지 여부다.


만일 북한이 이 같은 프로세스에 합의했다면 북.미.중을 중심으로 6자회담 프로세스가 상당히 빠르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북.미.중이 3단계 프로세스에 공감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회담재개의 속도가 상당히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움직임도 주목할 대목이다. 우리 정부의 ‘선 천안함, 후 6자회담’ 기조와 보조를 같이하고 있는 미국이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느냐에 따라 회담 재개의 향방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24∼25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경제.전략대화가 중요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이 만나는 이 자리에서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미.중 전략대화의 시점이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가 발표되는 오는 20일 이후라는 점에서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에 시동을 걸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이 될 수 있다는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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