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북 中국방부장 만나지 않아

지난 4일부터 2박3일 간 북한을 방문한 차오강촨(曺剛川)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않은 채 귀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6일 차오 부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 앞으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친근한 인사’를 전했다고 밝혀 사실상 김 위원장과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북한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차오 부장은 평양에서 조명록 군 총정치국장과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북한군 지도부를 잇달아 만난 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을 끝으로 귀국한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최근 들어 방북한 중국의 고위급 인사들을 거의 모두 접견했다는 점에서 차오 부장을 만나지 않은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 7월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 10월 우이(吳儀) 국무원 부총리 등을 차례로 만나 6자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더욱이 최근 북한이 미국의 금융제재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국과 밀착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이 차오 부장처럼 비중 있는 인사를 당연히 만날 것으로 관측됐다.

김 위원장이 차오 부장을 만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이미 정해진 일정으로 인해 평양에서 만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앙통신은 6일 오후 김정일 위원장이 제292군부대 산하 여성중대를, 이에 앞서 5일에는 최전방 제821군부대 산하 포병중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부대는 모두 평양과 거리가 먼 강원도 전방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돼 김 위원장이 사전에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차오 부장의 이번 방북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을 거쳐 남한을 방문(4.15-19)하기 직전 갑작스레 결정된 것으로 애초 김 위원장과 면담 계획이 없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방부 관계자는 4일 차오 부장이 방북한 당일에도 “그의 방북 시기에 대해서는 중국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말했으며 중국도 차오 부장의 방북 일정을 밝히지 않아 이번 방북이 북측의 요청으로 ’급조’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 차오 부장은 6자회담과 같은 현안과 관련이 없는데다 그의 방북 목적이 양국 군대의 군사협력 강화라는 상징성에 있었기 때문에 굳이 김 위원장이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만날 필요성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차오 부장이 북한 군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친선협력 강화에 대한 의견일치”, “양국 친선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중요” 등을 주로 강조했다는 점도 그의 방북이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북.중 군사협력을 과시하는 ’상징적 방문’이었다는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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