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몽골대통령 왜 안만났나

나차긴 바가반디 몽골 대통령이 21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방문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가 궁금증을 낳고있다.

바가반디 대통령은 방북기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간 친선협력문제와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을 뿐이다.

김 국방위원장은 바가반디 대통령이 방북하기 직전 평양 만수대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만큼 평양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남북한 등거리정책을 통해 한반도에서 ’조용한 중재자’ 역할을 노리고 있는 몽골정부로서는 대통령의 방북 때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 국방위원장과 회동을 기대했을 법하다.

몽골정부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동안 북한당국의 외교관례로 볼 때는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바가반디 대통령의 방북은 김 상임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며 김 상임위원장은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국가수반이기 때문에 사실상 외교적으로 결례가되지는 않는다.

또 김 국방위원장이 그동안 외부인사를 만난 기준을 살펴보면 주로 직책이 아니라 북한과 친분관계 여부에 의해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절대적인 동맹국이자 지원자인 중국과 러시아의 주요 고위인사나 재미언론인 문명자씨,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 김 위원장과 친분있는 인사들에 국한해 면담했다.

올해 김 국방위원장이 만난 해외 인사는 리창춘(李長春) 중국 공산당 정치국상무위원, 세르게이 미로노프 러시아연방 연방회의(상원)의장, 러시아 알렉산드로프군대아카데미 협주단 등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 등과의 회동은 남북관계와 대일 및 대미 관계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서 김 국방위원장이 직접 정상외교에 뛰어든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탈북자 문제로 몽골과 친선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지라도 굳이 김 국방위원장이 전면에 나설 사안까지는 아니라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몽골이 북한이 희망하는 대로 탈북자를 중국처럼 전부 북송한다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모를까 현재는 그런 기대를 갖기도 어렵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몽골관계가 최근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면에 나설 현안이 아니라는 내부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바가반디 대통령을 만나지 않은 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