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자 <노동신문> 제1면에는 “김정일 최고사령관, 제966군부대의 돼지공장을 시찰”이라는 제목 하에 시찰 현황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기사만 보면 마치 김정일은 북한의 군인들과 주민들의 생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기사 요약〉 -그이(김정일)께서는 부대에서 모든 것이 어려웠던〈고난의 행군〉시기에도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생산을 중단함이 없이 군인들에게 많은 고기를 생산 공급하였다고 치하 . -군대에서 최근 건설한 현대적인 닭공장, 오리공장, 염소목장, 메기공장들이 크게 은(성과)을 내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군인들의 식생활을 높일 데 대한 과업 지시. -돼지공장이 자기의 생산능력을 높이자면 먹이생산문제, 알곡생산을 늘이고 종자개량, 사양관리를 과학적으로 할 데 대한 과업 등으로 되어있다. <해설>
북한에서 1990년 식량난 이전에는 북한 인구의 약 60%에 해당하는 농민들이 70kg 이상의 돼지를 사육하여 ‘인민군 지원돼지’ 명목으로 군대에 바치는 것을 의무화해 왔다.
물론 군부대 농목장들이 어느 정도 있기는 했지만 약 200만 명에 달하는 군인들에게 고기를 먹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식량난 이 후에는 농민들로부터 육류를 거두어 들일 수 없게 되자 군대가 직접 나서서 농목장을 대대적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고기생산이 되지 않고 군대내에 아사자가 속출하자 김정일이 시찰을 다니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일이 시찰시 군관계자들은 지방의 가축들을 공장안에 가져다 놓고 가축수가 많은 것처럼 위장하거나 과장된 허위보고를 해왔다. 김정일에게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군부대 농목장은 군인들이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군부대 농목장에 배치된 주민들이 담당하여 가축을 사육한다.
따라서 김정일이 시찰할 당시면 일반 주민들과 군인들이 사람보다 짐승을 더 귀하게 생각하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짐승들 때문에 일반주민들과 하전사들이 죽어간다는 말이다.
이주일 논설위원 lji@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