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동선 노출 막으려 지안(集安) 선택한 듯

북한 김정일이 26일 새벽 전용 특별열차 편으로 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정일의 방중루트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일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6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동안 모두 특별열차 편으로 랴오닝성 단둥(丹東)을 경유했다. 김정일이 단둥이 아닌 다른 도시로 중국에 입국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단둥에는 북한 신의주 수해 피해 취재차 한국과 서방 언론이 몰려들었다.


지안의 맞은 편에는 북한 자강도 만포시가 자리하고 있다. 지안은 단둥, 창바이(長白)에 이어 압록강에서 3번째로 꼽히는 국경도시로 만포와 연결된 철로를 통해 1일 1회 정기 화물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김정일 특별열차는 자강도 도 소재지인 강계를 거쳐 만포-지안 철교를 통과, 지린성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일은 지난 5월 방중 당시 중국 단둥에서부터 국내외 언론에 동선이 노출됐던 점을 고려, 신변위협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만포를 경유하는 도강(渡江)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재 압록강 범람에 따른 단둥시의 수해 복구가 늦춰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원만한 의전과 경비를 위한 차선책으로 지안이 선택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정일 특별열차의 첫 행선지로는 일단 지린성 성도(省都)인 창춘(長春)시나 지린성내 두번째 도시인 지린(吉林)시가 꼽히고 있다. 김정일이 과거와 달리 지린성을 통해 입국한 만큼 지린성 정부의 공식 의전을 받은 후 베이징으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정일이 지린성에서 1박을 선택할 경우 북한의 ‘라선 특구 개발’과 관련된 지린성 정부 주요인사들과 회동을 가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린성의 특성상 김정일이 직접 ‘경제 시찰’을 진행할 만한 마땅한 지역이 없다는 점에서 라선특구개발의 주요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지린성의 정계, 재계 관계자들과의 만남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월 조선대풍그룹을 앞세워 ‘두만강-라선-청진’을 연결하는 집중개발 방안을 대외에 천명하기도 했다. 


김정일의 이번 방중일정은 최소 3박4일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이 창춘시에서 1박을 할 경우 베이징까지는 열차편으로 최소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할 때 중국 수뇌부와 공식 회동은 빨라야 28일 오전부터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에서 열차편으로 단둥을 경유해 귀국할 경우 최소 14시간 이상이 걸린다. 이에 따라 김정일의 귀국 날짜는 29~30일 사이가 유력하다. 지안을 경유해 귀국할 경우 1~2일이 더 추가될 수도 있다.  


현재 중국측에서 김정일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전례상 중국 공산당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