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동상·영생탑도 ‘입당증’ 팔아 세우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12일 ‘특별보도’를 통해 김정일 시신을 영구 보존키로 하면서 이와 함께 동상과 태양상(太陽像) 및 영생탑을 건립할 것이라고 밝혀 그 규모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이번 공표는 김일성에 이어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도인 만큼 김일성 우상화에 버금가는 시설물들이 세워질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김정일 생전에는 각 도·시·군의 혁명사적관과 주요 공장과 기업소, 특수기관(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서, 군부대) 내 혁명사상연구실 등에 반신상(半身像)을 놓는 수준이었다.


북한은 김일성이 사망한(1994. 7) 직후부터 김일성 태양상과 영생탑 건립에 필요한 돈을 주민들로부터 걷는 ‘세(稅)부담’ 형태로 추진한 바 있어, 이번에도 같은 방식이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함경북도 출신의 한 고위 탈북자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동상 하나에 쓰이는 동(구리)만 해도 수십 톤이 사용되는데 이번에도 천문학적인 돈을 우상화에 낭비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김일성 우상화물 건축 당시 북한 당국 차원의 공급은 일절 없었다. 동(洞) 인민반 마다 철근 몇 kg, 시멘트 몇 포대, 자갈은 얼마만큼 확보하라는 식의 과업을 내렸다. 자재구입에는 소학교 학생들까지 동원됐다.


따라서 김정일의 우상화 선전물 역시 주민들의 피땀을 짜내 만들어 낼 공산이 크다. 북한은 도시 도로공사, 사적지건설, 김정일선물관 건설 등 매번 주민들에게 세 부담을 시켜왔다. 중요 공사는 건설사업소가 맡겠지만, 기본 작업은 주민들의 노력동원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건립비용 등을 조달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입당(入黨) 등의 선심성 조치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성 동상을 건립할 때에도 이 같은 조치 등이 시행됐다.


한 고위 탈북자는 “전 우상화 공사를 주민들 돈으로 완성시킬 것”이라며 “1994년 당시에는 토대(성분)가 좋지 않았던 한 가정에서 영생탑 건설에 많은 돈을 내놓자 아들을 입당시키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청진출신의 한 탈북자도 “청진시 포항구역 중심가에 있는 영생탑을 세울 때 시멘트 20t과 철근 10t를 기증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화선입당'(火線入黨. ‘전선에서 약식으로 입당식을 갖는다’는 뜻)을 했다”고 말했다.


김일성 동상은 김정숙(김정일 생모)이 1948년 만경대혁명학원에 세울 것을 지시한 이래 현재까지 북한 전역에 7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김일성 동상은 1972년 김정일이 세운 만수대 언덕에 있는 것으로 동상 높이는 23m로 현재 북한에 세워진 동상 중 가장 큰 규모다. 김일성 동상은 항일활동 당시 빨치산 군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나, 배움의 천리길의 학생복을 입고 있는 모습 등 다양하게 연출돼 있다.


이번 공표에서 김정일의 동상이 어느 곳에 건립된다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김일성 동상이 세워진 만수대 언덕에 나란히 세워질 가망성은 희박하다.


김일성 업적이 기린 곳에 김정일 동상을 세우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상을 세우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넓은 공터를 새롭게 조성하고 잔디, 조명 등의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기존시설에는 부적합하다.


일단 김정일 동상을 세울 가장 유력한 곳으로 광복거리가 꼽힌다. 김일성이 만수대 언덕에 올라 평양시를 구상했다고 해 그곳에 동상을 세웠는데, 김정일도 1980년대 직접 광복거리 건설을 진두지휘해 새로운 평양거리를 만들어 냈다고 선전하고 있다.


김일성 사망 후 세워진 영생탑과 태양상은 농촌 리 단위에도 세워질 만큼 그 수는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다. 또 사거리 마다 영생탑과 태양상을 볼 수 있고,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곳곳에 세워져 있다.


영생탑의 문구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로 모두 같지만, 그 크기는 다양하다.


양강도 혜산백화점에 세워진 영생탑은 높이가 약 15미터에 이를 만큼 높다. 각 학교마다도 영생탑이 세워졌고, 대도시의 경우 영생탑이 50개가 넘는다고 한다. 보통 크기의 영생탑 한 개에는 40톤가량의 시멘트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상은 ‘태양같이 웃는 얼굴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틀에 자갈, 모래, 시멘트를 혼합해 넣어 세우는 형태로 크기 역시 규격화되지는 않았다. 김일성 태양상의 경우는 웃는 얼굴 그림과 함께 북한 국화인 목란꽃을 그려 넣고, 선전구호도 적는다. 특급(노동자 1만명), 1급(노동자 3천명) 기업소 마다 2~3개의 태양상이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