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대학살 순회전’ 미국을 울렸다

필자는 최근 한국을 떠나 한달 여 동안 미국의 워싱턴 D.C와 로스엔젤레스를 거치며 <김정일 대학살 제1차 미국순회전>을 개최했다. <김정일 대학살 전시회>는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내외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참가속에 첫 전시회를 가졌었다.

필자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문제, 특히 김정일에 의해 희생된 3백만 명의 아사자에 관해 진작부터 관심을 가졌어야 헀다고 보았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국제사회에 김정일의 대학살 참상을 사실대로 알려야겠다고 생각해왔다.

北 실태 접한 美 시민, 김정일 범죄에 분노

첫 번째 전시는 4월 18~ 20일까지 워싱턴 D.C. 연방의회 건물 옆의 상원의원 빌딩인 럿셀 빌딩 루툰다 홀에서 열렸다. 루툰다 홀을 지나면 미국 상원의원들의 집무실이 밀집돼 있어 하루 유동인구가 수천 명에 달하는 곳이었다.

▲ 워싱턴 D.C 럿셀빙딩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어린 미국 소년들이 전시물 중 길수그림을 관람하고 있다

▲ 럿셀빌딩 전시회 일부 모습

▲관람객들이 정치범 수용소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각기 다른 사정 때문에 이 건물을 들렀지만, 북한주민들의 참상을 알리는 전시물을 우연히 맞닥뜨린 순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로 굶주려 죽어가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보는 순간, 한 인간이 남긴 죄악상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그런 범죄자를 살려두나요?”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는 반응들이다.

전시회 첫날, 필자는 뜻하지 않은 손님을 한 사람 맞았다. 월남전에 참전해 하노이에서 10여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던 공화당 중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예고도 없이 방문해 북한인권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두 번째 전시는 4월 26~30일까지 워싱턴 D.C.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패어팩스 한인교회에서 열렸다. 전시회에는 멀리 일본에서 날아온 북조선 피납자 <가족회>의 마스모토 테루아키 사무총장, 납북자 <구원회> 부회장 시마다 요이치 교수가 참석했는데 일본 언론인들의 취재열기가 대단했다.

▲ 워싱턴 패어팩스 한인교회에서 칼 거쉬만 NED회장, 사마다 요이치 교수, 수잔 숄티, 프랑크 울프 의원이 커팅식을 하고 있다

▲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남신우씨가 프랭크 울프 하원의원을 안내하고 있다

개막식 테이프 컷팅식에는 연방국회 프랭크 울프 하원의원, <국립민주주의기금> 칼 거쉬만 회장, 美국무부 민주주의 인권노동국 클레첸 버클여사, <디펜스 포럼> 수잔 숄티 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北주민 위해 무엇을 해야하나?

한국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배재현 회장과 도희윤 사무총장, 중국 연길에서 탈북자를 구출하다 3년여 동안 옥고를 치른 최봉일 목사가 참석했다. 또 ‘꼬리없는 짐승’의 저자로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이순옥 여사, 납북어부였다가 탈출하여 자유를 찾은 이재근씨 등이 나와 자신들이 북한에서 겪은 참상을 고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전시장을 찾아온 한 교포는 “북한주민들이 저 지경까지 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든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그들을 도울 수 있는가”라면서 깊은 관심을 보였다.

관람자들은 한결같이 “오늘 북한주민들이 죽음에 이르게 한 장본인은 바로 김정일이다. 그를 심판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필자는 그럴 때마다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2천만 북한주민들이 해방을 맞이할 날이 가까워 옴을 느꼈다.

세 번째 전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 로스엔젤레스로 자리를 옮겨 5월 6일~ 13일까지 개최됐다. 전시회가 열린 갤러리아 백화점 전시장에는 매일 2천 여 명 가까운 인파가 몰려들었다. 전시장 곳곳에는 최근 입수된 공개처형 장면과 북한 실상, 탈북 주민들을 구출하는 장면 등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가 상영됐다.

▲ 5월 6일~13일까지 전시회가 열린 LA 갤러리아 백화점 전시장 일부

▲ LA 갤러리아 백화점 전시장 전경

‘땅-’ 하는 소리에 아무 말 못하고 고꾸라지는 공개처형 장면 앞에서 사람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심양 주재 일본 영사관 앞에서 중국공안에 붙잡히자 안간힘을 쓰며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탈북 주민 여성의 단말마적인 음성도 화려한 쇼윈도 사이를 비집고 하루 종일 울려 퍼져 나갔다.

탈북자들의 힘겨운 삶, 조금이라도 전해지길

한쪽 전시장에서는 탈북 주민 장길수 가족이 접은 50만 마리의 종이 학의 일부가 전시됐는데, 지나던 사람들은 종이학이 어떤 의미를 띠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탈북자들이 중국 은신처에서의 외로움을 달래려고 접었다. 종이학 한 마리마다 구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하자 모두가 귀한 보물 대하듯 하였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관람객이 끊이질 않아 몸은 비록 고달픈 하루하루였지만, 전에 느껴보지 못한 보람을 느껴 마음만은 힘이 솟았다.

필자는 한 달여 만의 일정을 끝내고 귀국길에 오르며 열 일곱 시간의 긴 비행시간 내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쳐내기에 바빴다. ‘나는 왜 태평양 건너 이역만리 미국땅에 와서 이토록 눈물을 쏟아야 하는가? 가슴을 부여안고 통곡해야만 하는가’

그렇다. 이 눈물은 한 줌 양식이 없어 울부짖는 어린 내 아들 딸들이 흘리는 쓰라린 배고픔의 눈물이다. 이 눈물은 나라 잃은 백성들이 이역하늘 아래 집 없이 유랑하며 흘리는 외롭고 고달픈 슬픔의 눈물이다.

어찌 어찌하다가 중국공안에 잡혀 죽음의 땅에 다시 버려진 내 아내가 가슴을 쥐어 뜯으며 흘리는 서러움의 피눈물이요, 내 북녘의 부모형제가 구원의 손길을 뻗으며 오늘인가 내일인가 숨죽여 기다리며 흘리는 한 맺힌 피울음이다.

▲ LA 전시장에서 한국 교민들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 워싱턴 럿셀빌딩 전시장을 찾은 존 메케인 상원의원과 필자, 남신우 선생이 기념촬영을 했다

문국한/북한노예해방 국제연대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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