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대외행보공개..중대 결단내렸나

“건강 회복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도 있지만 모종의 중대 결단을 내린데 따른 행보일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대북 소식통은 5일 북한 매체들이 전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축구경기 관람을 보도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대외 행보가 50여일 만에 공개된데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일단 다수의 관측통들은 보도 당시 사진이나 동영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북측이 대내적으로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는 점과 기존 북한 매체들의 보도행태로 미뤄 김 위원장이 경기를 참관한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통상 김 위원장의 동정과 관련, 1~3일 경과한 뒤 보도하는 관례로 미뤄 김 위원장은 이달 1~3일 사이 경기를 참관했으며 4일 조선중앙통신을 시작으로 그 사실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는 게 대체적인 추론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최근 우리 정보 당국이 `회복중’이라는 판단을 내렸던 만큼 김 위원장의 대외 행보 재개가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그런 만큼 국내의 관심은 김 위원장의 대외 행보 재개와 공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로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무엇보다 건강 이상이 사실이었다고 전제할 경우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된 것을 계기로 대내, 대남, 대외에 리더십이 건재함을 알리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의 전파에 따른 주민 동요 가능성이 제기되고 남한에서 급변사태 대응을 위한 `작전계획 5029′ 추진 건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건재를 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기동 박사는 “대내.대외.대남 관계 측면에서 은둔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이 좋지 않다는 판단 아래 공개 행보 재개에 따를 부정적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면서 본인의 건재만 과시하는 방법으로 축구경기 참관을 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런 차원을 넘어 대외 관계와 관련, 모종의 전략적 결단을 내린 데 따른 행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북핵문제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10.1~3)을 계기로 북.미가 부시 행정부 임기 중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예상돼온 담판을 벌인 직후 김 위원장이 모습을 나타냈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인 것이다.

특히 작년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당시 김 위원장의 행보와 이번 행보 간에 유사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7월 23일간 대외활동이 소개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은 같은 달 26일 함흥에서 열린 러시아 무용단의 공연 관람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직후인 7월29일 북측은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의 방북을 초청함으로써 우리 정부의 정상회담 개최 제안에 정식 호응했고 결국 8월2일 김만복 원장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시 김 위원장이 행보가 공개되지 않은 23일간 대남 정책과 관련한 장고를 거듭했고 결국 정상회담 개최라는 결단을 내린 뒤 문화행사 참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시 모습을 드러냈던 것으로 분석했다.

그 당시 상황에 대입해 보면 이번엔 대미 관계와 관련한 중요한 결단을 한 뒤 체육행사 참석을 통해 유유히 모습을 드러낸 것일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행보가 공개된 날이 힐 차관보의 방북 활동이 끝난 바로 다음 날이라는 점은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건재를 알린 북한이 향후 대미.대남 관계 등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북한이 힐 차관보를 초청해 가며 승부수를 던진 대미 관계에서 모종의 `빅 딜’을 적극 추진하려 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대남 관계에서는 모종의 상황 타개책을 모색할지, 아니면 비난강화를 통한 긴장 고조의 길로 나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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