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닷새 연속 공개 행보 ‘눈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닷새째 군부대와 기업소를 시찰하는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한 달가량 공개활동을 나서지 않자 건강이상설이 불거졌고 국가정보원이 ‘이상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추측이 국내외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공개 활동이라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달 29일 함경남도 함주군 추상협동농장에서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에 참여한 뒤 이어지고 있는 김 위원장의 연쇄 시찰은 먼저 대내외적인 ‘건재 과시’로 여겨지고 있다.

북측 언론들이 김 위원장의 시찰 소식을 전하며 ‘수술받은 김정일’이나 ‘앓고 있는 김정일’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환하게 웃거나 활기찬 걸음걸이 등 건강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내보내고 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들어 1월이 7회로 가장 많고 3, 4, 6월 각 6회, 2, 5월 각 2회 등 모두 29회에 불과한 상반기 공개 활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회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함에 대한 ‘만회 효과’도 챙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김 위원장은 또 군부대를 집중 시찰하면서 2.13합의에 따른 2단계 조치 이행을 앞두고 선군정치 최대의 지지기반인 군부를 다독이기 위한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그는 인민군 제 4318군부대 산하 ‘구분대'(대대급이하 부대), 제 264연합부대 지휘부, 제 136군부대, 제 273군부대 등으로 이어진 시찰에서 “우리 군대의 위력은 비상하게 강화되었다”고 치켜세우고 군인들의 후생복지도 살폈다.

김 위원장이 군부대에 이어 라남탄광기계연합소를 찾은 것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부터 기치로 내건 경제 회생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는 1950년에 설립돼 ‘위력적인 채취설비 생산기지’로 불리는 동시에 근로자들이 매사에 실리와 효율성을 따져가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제건설의 모범 사업장으로서 김 위원장의 방문만도 2000년과 200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나 된다.

그는 기업소 방문에서 “노동계급은 당이 결심하면 무조건 한다는 신념을 안고 그 어떤 어려운 과업도 제때에 해내는 결사 관철의 투사들”이라고 치하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함주에서 투표한 뒤 인근에 소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군부대와 함북 청진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 등 함경도지역을 집중 시찰한 것은 삼복철을 맞아 기온이 서늘한 북부지역으로 ‘피서’를 겸해 떠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건강이상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공개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이 불안감을 가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얼굴 비추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찰이 군부대에 집중되는 것은 가장 강력한 체제의 기반인 군부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보는 여름철을 맞아 북부지방으로 휴가를 겸한 현장지도를 통해 ‘그리운 장군님 어디에 계십니까’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흉흉해진 민심을 추스르기 위한 북한 지도자의 전형적인 통치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