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논리적 토론 가능…후계 불분명”

티머시 키팅 미국 태평양군사령부 사령관은 15일(현지시간) 지난달 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김정일이 논리적인 토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키팅 사령관은 이날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포럼에 참석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었다”면서 “힘이 있고 논리적인 토론을 할 만한 능력이 있는 듯이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런 (김정일의) 능력들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한 이후인) 지금보다는 덜 확신을 가졌었다”고 밝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북한 지도부 상황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는 기회가 됐음을 시사했다.

김정일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서는 최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과 면담한 파벨 오브샨니코브 러시아 21세기 관현악단 단장도 요미우리(讀賣)신문과 인터뷰에서 “기억이나 말투가 확실했다. 양손도 자유롭게 움직였고 담배도 피웠다”고 밝혀 지난해 8월 뇌혈관 관련 질환이 있었지만 김정일의 건강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키팅 사령관은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 “명확하지 않다”면서 “그의 사후에 북한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를 전 세계에 미리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키팅 사령관은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은 과거에 핵실험을 했고 앞으로도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는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북한을 가능한 조심스럽게 관찰 중”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북한의 보유 핵무기 수나 농축 우라늄 문제 등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키팅 사령관은 “2006년 이후 두 차례나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둘 다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필요한 군사적 행동과 능력이 무엇이든 방어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한반도의 증명 가능한 비핵화가 국무부가 주도하는 6자회담의 목표”라며 “태평양사령부는 여기에 필요한 군사적 행동이 무엇이든 이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6자회담 참가국이 무엇을 이루려 하는지 알고 있다”며 “북한은 (핵) 확산을 하지 말아야 하고 핵 관련 시설이 무엇이든 사찰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와 관련,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과 굳건하고 일관된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면서 “(전시작전권 이양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 일각에서 전작권 이양 연기 주장이 나오고 있음을 거론하면서 “우리 대통령과 국방장관은 장관급 회의에서 전작권 이양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