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노동당 창당일에도 모습 안보여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0일 노동당 창당 63돌 기념일에도 공개행사에 참석했다는 북한 언론매체의 보도없이 지나갔다.

북한 당국은 이날 이렇다 할 기념행사는 열지 않은 채, 언론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영도력’을 찬양하면서 “일심단결”과 “절대적 충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 통치시대에 접어들면서 ‘선군정치’를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모든 국가권력이 노동당에 집중된 데는 변함이 없는 만큼 노동당 창당일은 북한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오후 9시까지 북한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노동당 창당 63주년관련 행사는 당.군.정 간부들의 고 김일성 주석 묘소인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열린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경축음악회, 주체사상탑과 평양체육관 광장 등에서 열린 청년학생들의 경축 무도회, 주민들의 만수대언덕 김일성 동상 참배가 전부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공휴일인 이날 오전 9시부터 1시간 30분동안 지난 2005년 노동당 창당 60돌 기념행사를 재방송하면서 당시의 김정일 위원장의 모습을 내보냈으나, 김 위원장이 63돌 기념행사에 참석했다는 보도는 어느 매체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모습을 직접 드러내는 대신, 오후 9시부터 북한의 대내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한달여 전인 지난 5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에 내려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불패의 위력을 지닌 주체의 사회주의 국가이다’라는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과 노동당의 영도력 찬양과 ‘혁명 수뇌부’에 대한 결사옹위를 촉구하는 논조의 보도물을 쏟아냈다.

노동신문은 ‘일심단결의 기치 높이 전진하는 우리 당의 위업은 필승불패이다’는 제목의 기념사설을 통해 노동당은 “선군혁명의 세련된 참모부”라며 당의 ‘영도적 역할’ 강화를 촉구하고, 전체 주민들에 “혁명의 수뇌부 결사옹위를 삶과 투쟁의 제1차적 요구로, 확고부동한 좌우명으로 간직하고 우리의 운명이고 미래이신 경애하는 장군님을 정치사상적으로, 목숨으로 견결히 옹호 보위”할 것을 강조했다.

신문은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단행하신 불철주야의 삼복철 강행군은 우리 군대와 인민으로 하여금 끓어오르는 격정을 금할 수 없게 하고 있다”며 “절세의 위인의 열화같은 동지적 사랑과 의리에 매혹되어 뗄래야 뗄 수 없는 혈연의 관계로 굳게 뭉친 것이 우리 당과 혁명대오”라고 “동지애에 기초한” ‘일심단결’을 역설했다.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노동당이 걸어온 지난 60여년의 자랑찬 역사는 위대한 수령, 위대한 영도자를 높이 모시고 선군의 위력을 떨치며 백전백승을 아로새겨온 승리와 영광의 연대기”였다고 주장했고,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영도로 “조선노동당의 어머니 모습은 영원할 것”이라는 등 김 위원장의 영도를 찬양하는 데 주력했다.

중앙TV는 저녁 방송을 통해 “오늘 온 나라의 거리와 마을들은 경축분위기에 설레이고 있었다”며 “수도와 각 도 소재지들의 거리마다에 장식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께 최대의 영광을 드립니다’ ‘조선노동당을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당으로 더욱 강화발전시키자’를 비롯한 대형 구호들과 선전화, 경축판들, 무리지어 꽂은 당기들과 공화국(북한)기들은 명절을 맞이 한 우리 인민의 환희와 기쁨을 그대로 펼쳐 보이고 있었다”고 경축 분위기를 소개했다.

북한이 5, 10주년 등 이른바 ‘꺾어지는 해’가 아니면 노동당 창당 행사 자체를 크게 벌이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63주년인 올해 기념일을 이처럼 차분하게 보낸 것은 특별한 현상은 아니다.

북한은 2005년에는 창당 60주년을 기념해 ‘중앙보고대회’는 물론 군 열병식 등 대규모 경축행사를 열었으나 핵실험이라는 ‘깜짝쇼’를 벌인 2006년과 지난해는 미술전시회와 당 창건기념탑 참관, 주북 외교단 꽃바구니 전달, 외국선원들의 경축집회, 청년학생들의 무도회 등 통상적인 기념행사만 가졌다.

그러나 올해 그 어느 때보다도 성대하게 치를 것으로 관측되던 정권수립 60주년(9.9) 기념행사가 김 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축소 진행된 데다 김 위원장의 노동당 총비서 추대 11주년(10.8), 핵실험 2주년(10.9)과 더불어 노동당 창당 기념일까지 ‘조용히’ 지내는 점은 눈에 띈다.

더욱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북한 언론매체들의 보도에서 사라진 지 51일 만인 지난 4일 김 위원장이 대학축구 경기를 관람했다는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그의 활동을 담은 사진이나 동영상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05년엔 군 열병식에 직접 참석했고, 지난해는 집단체조 ‘아리랑’의 그해 마지막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