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내가 생일상을 받지 않겠다’며 나가버려”

최근 발간된 북한 내부 소식지 ‘임진강’7호는 지난 1월 북한에서 열린 중앙당 부부장급 회의에서 화폐개혁의 실패를 보고 받은 김정일이 화를 낸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임진강은 북한에서는 1월이면 부부장급 회의가 열리고 여기서 4월에 진행될 최고인민회의를 준비를 하는 게 최근 상례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잡지는 “올해도 어김없이 1월 초 부부장급 회의가 열렸지만 11.30 화폐개혁의 실패로 이번 회의 분위기는 사뭇 팽팽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 내 아무도 입을 열지 않으니 김정일은 최룡해 동무, 의견이 있는 것 같은데 말해 보시오’ 라며 최룡해 황해북도 도당 책임비서에게 물었다.


잡지는 “최룡해는 모든 것을 각오한 채 수십 분간 화폐개혁의 실패를 보고했다”면서 “최비서가 ‘다른 도는 모르지만 황해북도의 사정은 말이 아니다. 아사자가 대대적으로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 비서는 미공급 시기(1990년대 중반)보다 더 하다고 말했다는 것.


그의 보고가 끝나자 김정일은 “내가 생일상을 받지 않겠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휴회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퇴장하였다고 한다. 


잡지는 이어 “남겨진 회의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대 논쟁이 붙었고 결국 화폐교환 실패의 책임이 화폐개혁을 제안하고 주도했던 박남기 당 재정부장에게 고스란히 씌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임진강은 탈북자가 분석하는 화폐개혁의 실패 원인을 소개했다. 


우선 이 탈북자는 북한에서 실시된 화폐개혁의 목적이 “정치적으로 주민들을 위한 배려금과 배려미의 배급, 10년 만에 이루어진 인금인상 조치를 통한 김정은 인지도 제고를 두고 있었고, 경제적으로는 (내화와 외화를 합해) 화폐 총량 중 은행예금의 일시적 집중을 기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폐교환 설계에서 가장 무게를 두어야 했던 것은 ‘화폐개혁이 국민을 위한 것’이여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민들은 이미 자본주의식으로 시장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도부는 아직 계획경제의 시각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해, 화폐나 경제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 합의에서부터 매우 애매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북한의 두 가지 정치적 문제로 권력의 무질서와 정치의 대중지반이 결여됐다”면서 “이 같은 문제점들의 뿌리는 결국 ‘측근정치’의 정치관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폐교환 전문 담당기구인 ‘재정복구상무'(재정상무)의 등장이, 당 중심으로 돌아가는 북한의 사회에서 행정부문은 당 재정계획부서가 맡고 있었기에 재정상무는 화폐교환 제의서(프로젝트)를 작성해서 제출한 결과 승인을 받고 방침이 나와 집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선군정치로 10년이 넘게 군부가 오래도록 정권을 운영하게 되자 수령제의 직접적 위협이 될 위험성을 느낀 김정일이 ‘세도교번’의 일환으로 화폐교환을 재정상무에서 주관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일성의 정치적 성공을 ‘준 후보위원’이라는 대중지반 구축방식에서 있다”면서 “이번 화폐개혁에서는 김정일 식의 측근정치로는 화폐개혁이든 권력계승이든 무엇 하나 성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정은은 선임자들의 대중지반 관련 방식을 놓고 분석하여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당면과제를 얻었다”며 “만연된 부정부패 세도 권력에게 경제적 출로를 내주고 평화적 경쟁으로써 부정세력을 일소하는 것이 관건적”이라고 전망했다.


‘임진강’ 7호는 이 밖에도, 3.8 부녀자 특집, 인민반의 일화 등 다양한 북한 내부소식을 전하고 있다.


임진강의 구독과 관련된 정보는 imijingangpress@gmail.com, 010-5737-0097(임진강출판사)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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