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남조선 쌀로 군량미 채워라”

▲ 남성욱 교수가 공개한 2개의 문건

북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로 올겨울이 98년 이후 최대의 식량난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은 “남조선이 쌀을 지원할 것”이라며 “군량미를 우선 채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은 핵실험 직후인 10월18일 군수동원 총국장에게 “남조선에서 식량이 들어오게 될 것이며, 부족되는 식량(군량미)은 쌀이 들어오면 더 보충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가 독점으로 제공한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군수동원 총국장에게 하신 말씀’이라는 자료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결정 제122호’(2006년 11월3일) 등 두 문건을 통해 밝혀졌다.

문건에는 김정일이 군수동원 총국장을 접견해 “보고된 자료를 보니 당에서 세운 (전쟁 예비 식량) 목표의 83%를 확보하였다고 하는데···”라며 “지금은 다른 나라에서 식량을 지원해 줄 전망이 없지만 결국 남조선에서 식량이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부족되는 식량은 쌀이 들어오면 더 보충하도록 합시다”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유엔의 대북제재로 국제사회에서는 식량지원이 끊기겠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남한 정부의 특성상 쉽게 식량 지원을 끊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의 발로로 보인다.

문건은 또 “연유(디젤유) 문제도 머지않아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중국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므로 이를 통해 전쟁 대비 군용유를 확보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지하저장고에 있는 식량이 변질되지 않도록 통풍이 잘 되게 해야 할 것”이라며 “인민들은 자체 노력으로 용케 견디고 있는 만큼 절대로 전쟁 예비식량을 탐오·랑비(훔치거나 낭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결정문에는 “최근 당 중앙위원회 집중 지도 검열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적지 않은 농업 부문 일군들은 농업생산 실적을 허위로 작성하여 보고하였으며 개인 사취했다”며 “결과 금년도 농업생산 실적 210만t을 350만t으로 허위 조작하였으며···인민경제계획 수립에 혼란을 조성하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황해남도, 평안남도의 도당 농업비서와 황해남도 평안북도의 농촌경리 위원장, 함경남도 도당 경제 비서 등 모두 13명을 출당, 철직(직위해제), 혁명화(교육) 시키기로 했다”고 적었다.

한편 북한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식량소요량은 650만t이지만 자체 생산량은 450만t에 불과해 북한은 매년 100만t~150만t 가량을 해외 원조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7월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한국이 50만 t에 달하는 대북 식량 지원을 유보하는 등 대북 식량 지원량이 급감해 올 북한 식량이 150만 t 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세계식량계획(WFP)의 장피에르 드 마르주리 평양사무소 대표는 “북한이 향후 몇 개월은 이번 가을에 수확한 식량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보유 식량이 고갈되는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춘궁기는 길고 혹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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