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나선 특구 ‘과감하게 열라’ 지시했다”

북중 양국의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나선특구 합작개발 착공식이 열린 지난 9일 직후 이곳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인 투자업자 이 모 씨는 16일 데일리NK와 전화통화에서 “김정일이 특구를 더 과감하게 열라는 지시를 내려 앞으로 북측에 투자 장애는 사라질 것이라고 북측 간부들이 강조했다”라고 전해왔다.


이 씨는 “나흘 간 머물면서 외자 유치담당과 무역협력국 간부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과거에 나선시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과감하게 열라’는 김정일의 지시를 간부들이 자의적으로 법적인 토를 달아 신용을 잃었기 때문인데, 이런 문제를 다 해결하도록 다시 방침이 내려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북측 간부들은) 그 동안 조선(북한)의 이미지가 흐려진 것에 대해 총화하고 앞으로는 대외 이미지를 적극 개선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올해 4월 나진조선소를 방문한 김정일이 이 지역 간부들을 모아 놓고 이러한 지시 내용을 직접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3월 29일 “외국 투자가들과 기업들이 (나선에서) 다양한 경제무역활동을 원만히 진행하며 투자형식과 기업관리 방법에서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기에 40대 전후의 젊은 관료들이 특구에 부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나진항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어 직접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지린(吉林)성과 상하이(上海) 사이에 물류를 운송하는 배들이 운항되고 있다”면서 “트럭 30여대가 줄을 지어 서 있었다”라고 말했다. 나진항은 1월 훈춘(琿春)-상하이 간 석탄 운송이 시작되면서 물품 운송이 본격화 됐다.


그는 “중국에서 나선시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 백 명이 훨씬 넘는다”면서 “공사 인력, 관광객, 물류 차량, 공무원 등이 세관을 통해 줄을 서서 들어간다. 나선 시내도 비교적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인 버스관광 사업이 시작되면서 봉황호텔 카지노 업장도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처럼 중국 관광객이 늘고 온정리-나진항 도로 착공식이 진행되는 등 활발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이 씨는 나선시 특구 활성화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나선 주변 도로가 대부분 흙길을 다져놓은 것이고, 전기도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고 있어 향후 기반 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보다 나선이 앞서지만, 여전히 길 곳곳이 깊게 패어 있고 자동차나 화물 트럭이 제 속도를 내기 어렵다”면서 “물류나 관광사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도로부터 제대로 닦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나선시 주민들은 아직 개발 열기를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주민들은 개발과 별개로 ‘국가가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돼야 주민들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과 중국은 나선 개발 착공식에서 나진항-원정도로개건, 아태나선세멘트공장과 조선 나선시-중국 길림성 고효률농업시범구착공식, 나진항을 통한 중국 국내화물중계수송 출항식, 자가용차관광출발식을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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