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급사 후 안정적 후계승계 가능? 불가능?

김정일의 건강문제가 김정은 후계체계에 미칠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전문가들 사이에도 김정일의 건강이 김정은 후계 성공을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란 평가와 김정은이 이미 군·공안·핵심엘리트를 장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김정일이 급사해도 심각한 혼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엇갈려 제기되고 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14일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정과 안정성’을 주제로 열리는 토론회에 앞서 사전 배포된 자료에서 “모든 권력이 최고지도자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는 북한의 권력구조상 한 사람의 운명이 체제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김정일의 건강 변수를 높게 봤다.


김 교수는 “김정일 의 생존 기간 동안에는 별다른 불안정 요인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북한당국은 김정은 후계체제의 권력기반을 다져 나가는데 심혈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김정일 권력승계 과정에 비해 김정은 후계구축은 상대적으로 매우 불안정 요소가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로서는 김정은 후계체제가 권력 엘리트 내부에서나 주민들 사이에 공고한 지지기반을 구축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대내적으로는 ▲실질적인 군부 장악력이 어느 정도인지 ▲통치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잠재적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보안·치안 기관의 물리적 통제력이 어느 정도 작동하는지 ▲경제성장과 주민통제 방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는 ▲북미대화와 6자회담이 어떻게 전개되느냐 ▲그에 따라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에 따라 후계체제의 안정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불안 요인을 없애기 위해 북한 당국은 내년 제7차 당대회를 열어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개하고,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을 대의원으로 선출해 사상적 지도자로서 대주민 정치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김 교수는 전망했다.


더불어 “김정일이 ‘주체사상’에 대해 권위있는 해석을 내리며 대국민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김정은은 아마도 ‘선군정치’에 대한 권위있는 해석을 내림으로써 대국민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북한의 군부와 공안기관의 권력엘리트들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어 김정일이 급사한다 해도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개연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군부 장악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빠른 2009년 2월부터 주도면밀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며 측근 권력엘리트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리영호 총참모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김원홍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 등을 꼽았다. 


그는 이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노동당과 군대, 공안기관의 존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최고지도자의 사망만으로 북한이 붕괴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희망적 사고'”라고 지적하며 “김정일이 북한의 절대 권력자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김정일을 북한체제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원장 박명규)이 발간한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정·엘리트·정책·안정성’ 책 출간을 기념한 것으로 14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수련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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