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귀국 전까지 北세관 입국 업무 중단

북한이 최근 친척상봉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여행자들에 대한 귀국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중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정일의 귀국 동선을 감추기 위한 조치라는 의혹을 낳고 있다.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는 와중에 여행자들이 김정일의 방중소식을 갖고 들어오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에서 만난 북한 여행자들은 “귀국하려고 해도 조선(북한) 세관들이 업무를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월 중국에 온 북한 주민 김 모(42세) 씨는 “23일에 중국 창바이(長白) 해관(海關)을 찾았지만 조선(북한) 세관이 업무를 보지 않는다며 출국 수속을 해주지 않아 그냥 돌아섰다”고 말했다.


김 씨는 창바이 해관으로부터 아무런 추가 설명도 듣지 못했다. 창바이 해관 관계자는 “우리도 알 수 없다. 저쪽(북한)에서 업무를 개시하면 우리도 당신을 내보내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는 것이다. 
 
신의주세관 역시 여행자들의 귀국 수속을 중단하고 있다. 중국 단둥(丹東) 소식통은 “신의주 세관도 당분간 ‘수속절차 미정’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북한 여행자들이 모이는 단둥 시내 한 여관에서는 귀국 날짜를 넘겨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여럿 된다”고 말했다.


데일리NK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24일 현재 두만강 원정리세관부터 압록강 신의주세관에 이르는 11개의 북한세관에서 중국 여행자의 귀국 업무는 모두 중단된 상태다.  


통상 김정일 열차가 통과하는 세관은 최소한 하루 전에 모든 업무를 중지하고 경호사업에 주력하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거꾸로 김정일의 동선을 알려주는 주요 징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2004년 4월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하던 당시 신의주 세관과 불과 20분거리였던 용천역에서 원인모를 폭발 사고가 일어난 적도 있다. 


따라서 북한이 김정일 경호를 위해 모든 세관의 입국 업무를 동시에 중단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여행자들이 갖고 들어오는 김정일의 방중 소식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전통적으로 김정일의 귀국 이후에야 방중 관련 소식을 보도해 왔다. 따라서 여행자들이 관영 매체보다 먼저 김정일 방중 소식을 전파할 경우 관영매체들의 위상이 훼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장군님께서 안전하게 귀국하셔야 세관들의 입국 업무가 재개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김정일 방중 기간 북한 내부의 주민 이동도 강력한 통제가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에 갑자기 여행증명서 발급이 안되고 있다”면서 “특히 국경연선 지역에 대해서는 아예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요즘 국경경비대의 근무 기강이 부쩍 강조되고 있다”면서 “경비대 군인들이나 밀수꾼들이나 ‘당분간 몸을 낮춰야 한다’면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국경경비대 군관(장교)들이 직접 초소에 나가 보초근무를 서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김정일 방중관련 정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특별 조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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