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군밤·군고구마만 판매해야”

매년 가을이면 평양 거리에 군밤과 군고구마 판매대가 어김없이 등장해 행인들의 발길을 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가을이 되면 평양 곳곳에서 밤과 고구마를 구워 공급하라’는 고(故) 김일성 주석의 교시를 이어받아 군밤과 군고구마를 평양시민의 간식으로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평양 시내를 나서면 자그마한 매점에 차려놓은 화로에서 솜씨 있게 고구마를 구워내는 봉사원(판매원)과 주머니가 불룩하게 군밤알을 다져 넣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며 김 위원장과 군밤.군고구마에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몇 해 전 가을 책임자에게 평양 여러 구역의 군밤과 군고구마 매대에서 군밤을 가져오도록 한 뒤 밤알을 일일이 쪼개보았다.

김 위원장은 이 가운데 상한 것이 더러 섞여 있는 것을 보고는 “인민성(인민을 위한 봉사정신)이 없다”고 꾸짖은 뒤 “상하지 않은 생신한(신선한) 군밤과 군고구마를 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각지의 인민군대에서 매년 1천여t의 고구마와 밤을 평양시에 공급하도록 지시했으며 “역전이나 네거리 매점에서 고구마와 밤을 구워 팔면 인민들이 좋아할 것이다. 아무리 사회가 발전해도 이런 풍경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문은 “그 후 고구마와 밤을 생산, 보장하기 위한 기지가 수도 가까운 곳에 꾸려지고 수송과 봉사에 필요한 모든 조건이 갖춰졌으며 거리마다 군밤, 군고구마 매대가 수백 개나 생겨나게 됐다”고 전했다.

조선신보 기자가 평양역 앞 매대에서 만난 강분옥(74.여)씨는 “지방에서 나고 자라 어릴 때부터 고구마를 유별나게 좋아했는데 지금은 수도 한복판에서 고구마맛을 본다”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평양의 군고구마와 군밤 매대는 노동당 창당 기념일인 10월10일 영업을 시작해 이듬해 봄까지 ‘유일가격'(단일가)으로 판매를 계속한다.

김승택 상업성 국장은 최근 조선중앙통신과 인터뷰에서 “당 창건 60돌을 맞으며 평양시 인민봉사지도국과 인민위원회 산하 상업.급양 봉사망에서 일제히 봉사를 시작한 군밤.군고구마 매대가 시내 중심거리에만 310여 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조선신보가 밝힌 군고구마 500g짜리 1봉지와 군밤 100g짜리 1봉지의 판매가는 각각 50원, 60원이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