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공개활동 ‘조기’ 재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실험 후 처음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관영 매체들은 18일 아침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ㅌ.ㄷ(타도제국주의동맹. 김일성이 만주에서 조직했다는 첫 공산주의조직)’ 결성 80주년(10.17)을 맞아 인민군 협주단 공연을 관람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김 위원장의 동정 보도는 지난 5일 북한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 대회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 핵실험을 전후해 ’뚝’ 끊기다가 13일 만에 나온 것이다.

이는 그동안 북한이 외부세계와의 대립이 심화될 때마다 김정일이 장기 잠행을 벌여왔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미사일 시험발사 뒤에는 40일간 숨었고, 2003년 초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뒤 이라크전쟁 발발 시점에는 50일간 잠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조기 공개활동 재개는 사태 정면돌파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선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을 거부하며 핵실험이라는 정면승부 카드를 던진 마당에 그동안 비슷한 상황에서 되풀이돼 왔던 숨어있기식 잠행만으로는 사태를 제대로 풀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과 자신감을 외부세계에 내보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 향후 북핵사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에 대한 일련의 북한의 대응 수순과 입장 정리가 내부에서 완료된 것을 의미한다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재개가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 채택 이후 향후 대응방향에 대한 첫 입장을 발표한 것과 때를 맞춘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내부적으로는 대북제재로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예상되는 시기에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체제를 결속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조기 공개활동 재개 결정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공개활동 재개의 첫 대상을 군(軍)으로 선택했다.

다만 군부대 직접 방문이 아니라 북한군 장병들과 함께 하는 군 문화공연 관람이었다.

공연레퍼토리는 ’김정일 찬양’ 및 결속을 다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동정을 전하면서 선군사상을 거듭 강조하고,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우리의 사회주의 조국을 불패의 보루로 더욱 튼튼히 다지며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고야 말 군대와 인민의 철의 신념과 의지를 힘있게 과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 동정을 대체로 심야에 보도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다음날 이른 아침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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