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공개활동 재개 배경과 향후 행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0일간의 두문불출에서 벗어나 공개활동을 재개함으로써 향후 6자회담 등과 관련한 북한의 행보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군 제757군부대의 축산기지를 시찰했다”면서 “목장 종업원들이 막대한 고기와 유제품을 생산해 군인들에게 생산 공급한 데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고 그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의 김 위원장 공개활동 보도는 지난달 5일 미사일 시험발사 하루 전날인 4일 평양 대성타이어 공장을 현장지도차 방문했다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김 위원장의 장기간 잠행은 핵문제로 북미간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2003년 초 50일간 그의 동정이 보도되지 않은 이후 근래에 보기 드문 일이어서 미국과의 긴장고조에 따라 신변안전을 우려한 은신설에서부터 건강 이상설 등 온갖 추측이 나왔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재개 보도는 장기간 잠행에 따른 논란 확산을 막고 통치권과 체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곧, 김 위원장이 당.군 핵심측근들과 함께 선군정치의 상징인 군부대를 방문한 것은 대내외에 건재함을 과시하는 동시에 ’정상 통치’로 돌아왔음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군부대 축산기지를 방문한 것은 미국의 압박 속에 ’자력 갱생’의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에서나 염소, 토끼를 비롯한 풀먹는 집짐승을 많이 기를 수 있다”면서 “이 사업을 전군중적 운동으로 더욱 힘있게 벌여 축산물 생산에서 일대 비약을 일으켜야 한다”고 직접 독려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북한매체가 김 위원장의 활동을 공개한 것은 미국과의 긴장국면이 완화돼 정밀폭격 등 위해 우려가 가셨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이 40일간의 잠행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북한의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현재와 같이 대미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럭저럭 버텨 나갈 것이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묶인 2천400만달러를 과감히 포기하고 미국과의 대타협에 나설 것이다 ▲추가 미사일과 핵실험을 통해 정면 돌파할 것이다 등의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미사일 추가발사와 핵실험은 대북 군사제재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유엔헌장 7장’ 활용 가능성 때문에 쉽지 않고, BDA의 통치자금 포기는 그간의 입장에 배치되는데다 미국에 굴복하는 양상이 돼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려대 남성욱 교수는 “북한이 연말까지 외부세계와의 단절 속에서 미국과의 양자접촉을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거물급 인사를 북한으로 초청하는 방식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세종연구소 백학순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은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대결 국면을 계속 밀고 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재개만으로 북한의 내부 입장이 정리됐는지는 속단할 수 없다”며 “앞으로 북한의 행보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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