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결코 배반 않는 동지’ 핵무기 버릴까?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2일 오전 “(핵을) 포기하려고 핵을 만들었나, 핵 포기는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다음달 중순 6자회담 재개가 예상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6자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북핵해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물론 강 부상의 발언이 ‘아무런 대가 없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유구한 5천년의 역사에다 이젠 핵보유국이 된 우리 조국에 영광이 있으라” “당당한 핵보유국으로 강성대국 이룩하자”는 문구로 평양시내를 가득 메운 선전 문구를 읽을라치면 그들의 속내가 무엇인지 쉽게 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얼마 전 북한당국은 인민반 주민회의를 통해 “핵강국으로서 6자회담 참가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이 우리의 핵무장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미제 놈들도 우리의 주권을 넘볼 수 없게 된 만큼 국가에서는 내년부터 인민경제 수준을 높이는 일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교양한 것으로 알려져 핵실험 이후 체제유지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18일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북한의 대외홍보용 주간지 통일신보에 올라와 있는 ‘선군정치와 겨레의 삶’이라는 제목의 글을 소개하며 “공화국은 자기 힘, 자기의 기술로 민족보호를 위한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갖추었다”고 핵실험 사실을 거론한 후 “선군정치는 강한 국력으로 전 민족을 수호하는 보검”이라며 ‘선군정치’ 찬양을 계속하고 있다.

김정일이 이처럼 ‘선군정치’에 집착하는 이유는 북한 소(초등)학교 5학년 공산주의 도덕 교과서에 실려 있는 그의 ‘총에 대한 지론’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주체84(1995년)년 6월 25일 저녁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인민군 지휘성원들과 자리를 같이 하시고 뜻 깊은 담화를 나누실 때의 일이다. 위대한 (김일성)원수님께서는 인민군들을 둘러보시며 오늘 저녁에 내가 동무들에게 한 가지 할 말이 있다고 하시면서 변절하지 않는 동지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총’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김정일) 언제나 총과 숨결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하여도 총만은 자기 주인을 배반하지 않습니다. 총은 혁명가의 영원한 길동무이며 동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총에 대한 나의 지론이고 총관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오늘날에 와서는 김정일에게 변절하지 않는 동지는 ‘총’에서 ‘핵’으로 바뀌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해도 ‘핵무기’만큼은 자신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 체제유지를 보장해주고 핵 폐기에 응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나름의 확신과 희망을 걸고 있지만 94년 1차 핵위기 과정에서 보여줬듯이 김정일은 ‘유일한 동지'(핵)를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김정일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단순하게 기브 앤 테이크(give & take)협상 하듯 6자회담에 대한 낙관론만 펴고 있다면 또, 몇 년 후에는 ‘2006년 2차 북핵 위기’를 거론하며 공리공담(空理空談)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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