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결정 뒤엎고 現代 독점권 취소한 이유는?

최근 백두산 화산 폭발 전문가 회의가 열리는 등 대화분위기를 연출했던 북한이 돌연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 효력을 취소해 남북관계가 더욱 냉냉해진 분위기다.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는 9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제 더 이상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가망도 없다”며 “우리는 현대측과 맺은 금강산 관광에 관한 합의서에서 현대측에 준 독점권에 관한 조항의 효력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관광재개 조건(진상규명·신변안전보장·재발방지)을 걸고 관광중단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조치다.


북한의 이번 조치에 대해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남북관계의 진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남기구와 군부간의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내려진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의 결정으로 현대에게 줬던 독점권을 다시 회수하는 문제는 김정일의 결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지금 상황만 놓고 볼 때는 자가당착인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989년 방북해 김일성과 금강산 관광사업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후 2000년에 김정일이 기간시설사업, 관광사업에 대한 독점권을 현대에게 줬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관측도 있지만, 3년 가까이 관광이 중단된 상태에서 우리 정부에 실질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 특별이 없다는 평가다.


북한이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해외관광객 유치사업을 통해 정부를 압박하려 할 수 있으나 내륙 깊숙이 위치한 금강산까지 관광객이 찾아 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외국인 관광사업이 활성화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 중국 정부가 국제관례를 깨는 무리수를 둘리 만무하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도 우리 정부는 중국 국가여유국장(관광담당장관)에게 공한을 보내 북한이 남북간 정당하게 체결된 사업자간 계약을 위반했다고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한 바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옛날보다 수를 잘 두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해 이번 조치가 북한이 취할 특별한 소득이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오히려 6자회담 재개 등 대화 분위기로의 전환을 노리는 중국 정부를 곤욕스럽게 하는 조치로 ‘북한의 악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의 ‘관광사업 독점권 효력 취소’ 카드를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남북대화 재개 조건을 ‘천안함·연평도 시인, 사과’로 두고 있는 정부 분위기와는 차이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 특별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저질러 놓은 일에 대해 사과 표시를 해야 한다. 그것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며 “북한이 진정성이 있다면 천안함·연평도에 대해 진지한 마음으로 진정한 자세로 대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임기중 성사라는) 정치적 계산을 하지 않는다”면서도 “막무가내로 안 하겠다는 자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은 작년부터 언제든 문이 열려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가운데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는 지난 7일 “북한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위해 여러가지 접촉과 노력을 하고 있다”며 “1∼2개월 내에 좋은 상황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혀 현재 남북상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정부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 당국의 시인, 사과를 남북대화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간에는 특별한 진전된 조치가 없는 상황임에도 북한과 대화 마련을 위한 물밑접촉이 상당히 진전된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뉘앙스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의 익명의 연구원은 “한미공조가 확실한 상황에서 한미간 입장차로 보긴 어렵다. 다만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미 행정부의 입장이 담긴 메시지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 정부 역시 대화의 의지가 있는 상황에서 남북간 물밑접촉을 통해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사과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논의해야 할 때”라며 “5~6월경 남북대화의 가닥이 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 교수는 최근 입수한 북한 내부의 소식을 전하며 “북한에서는 6월달이면 새로운 상황이 벌어진다고 하면서 조중국경지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려고 해도 기다리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 말의 속 뜻이 추가도발을 의미하는지, 핵실험인지, 남북정상회담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험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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