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재 과시 위해 왕자루이와 술 대작”

지난달 하순 북한을 방문한 중국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과 김정일간의 면담 비화가 일본 언론들을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김정일이 지난해 8월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이후 처음으로 가진 공식적인 외부 인사와의 접촉이라는 것 때문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요미우리 신문은 5일 김정일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왕 부장과의 면담과 오찬 등에 5시간이나 할애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베이징의 중-북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은 지난해 8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소문을 의식해 자신의 건강회복을 부각시키려고 상당히 무리를 했다는 견해도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은 왕 부장과의 면담에 대비해 건강상태를 조절하려고 약 1주일 전부터 지방시찰 등의 활동을 자제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한 “김정일은 지난해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과 회담 당시에는 좋아하는 적포도주조차 마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는 도수 높은 술로 대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를 통해 김정일이 왕 부장과 만나는 자리를 자신의 건재를 내외에 확인시키는 기회로 활용할 목적으로 공들여 준비를 해 온 사실을 엿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김정일이 왕 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새 행정부와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나오는지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고 4일 보도하기도 했다.

통신은 중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은 왕 부장과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이 화제에 오르자 북미관계를 염두해 둔 것처럼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김정일은 오바마 정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측은 김정일의 건강상태에 관해 악수할 때의 감촉, 회담과 식사 당시의 동작이나 표정 등에서 부자연스럽다는 인상을 느끼지 못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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