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강 현저히 회복…직접 중요 결정”

북한 김정일이 지난 8월 뇌졸중을 앓았지만 지금은 건강을 상당부분 회복, 중요 결정은 직접 하고 있다고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이 12일 밝혔다.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내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고 있는 블레어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국가위협평가’ 청문회에 출석, 서면보고를 통해 “김정일은 작년 8월 뇌졸중을 앓아 수 주 동안 통치불능상태였지만 최근의 공개활동은 그의 건강이 상당정도 개선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블레어 국장은 이어 “우리는 김 위원장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국가통제기구들은 여전히 강력하고, 북한 인권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경제상황에 대해 블레어 국장은 “열악한 경제상황이 북한의 취약성을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북한경제는 지난 1990년대 이후 여전히 침체하고 있고, 경제회복 전망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량문제에다가 더불어 비료와 에너지 부족이 경제를 계속해서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투자지출은 무시할 정도로 적고, 무역 규모도 미미하며 경제개혁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레어 국장은 또한 “북한의 핵야욕과 확산행동이 동아시아를 불안하도록 위협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전쟁(warfighting)보다 전쟁억지, 국제적 지위, 강제적인 외교수단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북한당국이 군사적인 패배 지경에 이르렀다고 인식하거나 회복할 수 없는 통제력 상실의 위험에 직면했다고 판단하지 않으면, 아마도 미군이나 미국 본토를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핵확산문제와 관련, 블레어 국장은 “북한은 그동안 이란을 비롯한 중동국가들에게 탄도미사일 및 관련 부품을 팔아왔고, 시리아의 핵원자로 건설을 도왔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핵기술을 수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보다는 핵기술이나 덜 민감한 장비들을 다른 국가나 비국가단체에 판매할 가능성이 더 많다”면서 “북한은 자신들의 억지력을 위해 일정 정도 핵물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핵공격이나 테러공격에 사용한 핵물질을 미국이 추적한 결과 북한에서 다른 국가나 단체에게 판 것으로 드러나면, 북한은 체제종식에 이를 수 있는 미국과의 군사적 대치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을 북한도 알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블레어 국장은 “다만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와 핵물질을 갖게 되고, 극심한 경제적 위기에 처하게 되면 핵무기나 핵물질을 다른 나라나 단체에 넘기려는 욕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확산 활동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