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강 악화, 北核해결 ‘오리무중’

김정일 ‘건강 이상설’이 기정사실로 확인되면서 향후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정확한 북한 내 동향 파악에 주력하면서 남북관계 및 북핵문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겸 국가위기상황센터장을 필두로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 주무부서인 통일부도 북한 관련 소식에 촉각을 세우면서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통일부는 특히 김정일의 건상이상설이 사실일 경우 병세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대책을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이 사실일 경우에 대비해 남북관계는 물론 북핵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모든 현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역시 미국, 중국 등 핵심관련국들과의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김정일의 정확한 건강상태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한편 북핵문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정일의 건강이 심각한 수준이라면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냉각상태인 남북관계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고, 북핵문제도 장기 교착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대화 재개나 핵시설 불능화 중단이나 핵시설 복구 등의 결단은 김정일이 아니면 내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나 북핵문제의 해법의 키(key)를 쥐고 있는 최고 권력자 김정일의 공백이 생길 경우 남북대화는 물론 북핵협상도 전면 중단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절대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김정일의 부재에 따라 남북대화나 북핵협상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만일 김 위원장의 건강이 심각한 상황일 경우 북한은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핵 협상에서 가급적 소극적이거나 폐쇄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은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정일이 병석에 누워있다고 하더라도 북핵협상과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가질 것”이라며 “최고 결정권자가 김정일인 만큼 북핵문제의 앞날이 상당히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연구실장은 “(김정일 건강이상에 따라)군부 강경파들의 발언권이 강해질 경우 북핵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면서 “특히 김정일 유고 후 군부세력이 득세할 경우 오히려 핵실험 등 극단적인 대결 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김정일의 ‘뇌졸중’이 사실이라면, 당분간 지휘계통 등에 문제가 발생해 북핵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경우 미 대선 등과 겹쳐 북핵문제는 정체되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교수는 이어 “김정일의 ‘건강 이상’이 사실일 경우 북한은 후계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핵문제가 원활하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일을 등에 업고 누가 힘을 발휘할 지 알 수 없으나 최고 권력자인 김정일의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북핵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까지는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