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강이상설…금융시장 ‘덤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10일 금융시장에 알려졌으나 환율.주가.금리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되면 한반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 금융시장 영향 안받아

이날 금융시장은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과 상관없이 움직였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에 달러당 1,890원대에서 거래됐다. 전날보다 12∼16원 떨어졌다. 북한 리스크에 가장 민감한 것이 환율이다.

기업은행 이명훈 팀장은 “김정일 중병설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원화가치 상승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현재로서는 외환시장이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증시에서도 코스피지수는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과 상관없이 1,450선 안팎에서 움직였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과거에도 비슷한 소문이 많았고 아직 미확인 사항이 많아서 투자자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면서 “증시는 오히려 글로벌 이슈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경제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불안요인이 현실화 하면 한국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의 이탈을 초래해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하는 등의 불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 ‘북한 리스크’ 커지나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영향을 받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신용등급에서 ‘안보위험’을 중요한 고려요소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정치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되면서 국제 이슈화하기 전까지는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북한이 전격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됐던 2006년 11월 당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서도 신용등급 변경을 하지 않았다.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한국의 등급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될 수 있지만 그럴 확률이 적다는 이유에서였다.

남북 경제협력의 경우는 신용등급에 비해 좀 더 직접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내부 혼란을 겪는다면 내부통합을 위해 대남 강경노선을 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 경협도 이미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유지하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풀리지 않으면서 기존에 합의했던 사업들이 순조롭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 내부의 정확한 상황을 알기 어려워 당장 어떤 변화를 점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불확실 증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사실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파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김 위원장 신변과 관련된 `설(說)’은 기존에도 수차례 제기됐기 때문에 사실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금융시장이 요동치지 않을 것”이라며 “설사 김 위원장의 유고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이후에 전개되는 북한의 후계구도, 국제사회의 대응 등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군부가 정권을 잡더라도 국제사회와 타협하고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방향을 취한다면 오히려 우리 경제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만, 그 과정에서 단기적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일단은 신변이상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최종적으로는 후계구도, 중국의 개입 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이상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단기적으로 북핵문제 이상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재와 호재의 가능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