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건강이상설’..美언론 진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9일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행사에 불참해 ‘건강이상설’이 다시 제기되자 미국 언론들도 북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 논란의 진위, 북한의 정치.외교 문제 및 후계자 지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 ‘건강이상설’의 신빙성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김정일의 건강과 관련, “현재 30m도 걷지 못하는 상태”라거나 “독일 의사들이 북한에서 김정일의 심장 수술을 했다”, 심지어 “그는 이미 사망했다”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오랜 기간 주한 미국 외교관을 지냈던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 소아이어티 회장은 10일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을 통해 “김정일 건강악화설에 대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심사숙고해야할 문제”라며 김정일의 건강 관련 보도의 진위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 김정일 사망 후 북한은 어디로…

김정일의 사망 이후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 관계와 북한 내부의 정치 상황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 분석가도 있다.

10일 CSM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한국 전문가로 활동하다 현재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으로 있는 브루스 클링너는 “김정일이 사망하거나 실권할 경우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 핵무기 문제, 한국과의 적대 관계 등에 대한 엄청난 우려가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강경 발언을 하다가도 협상 의사를 보이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정일이 살아서 제 역할을 해주면 불안정성은 줄고 확실성이 증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분석가들은 북한 노동당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보는 ‘군부파’와 식량 부족과 황폐화된 경제 문제를 우선시하는 ‘실용파’로 분열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소재 푸단대학 한국센터의 스 위안화(石源華) 이사는 “김정일의 사망은 당내 모든 분파 간의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며 “군부측이 권력을 잡으면 외교 문제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중국 정부의 외교정책 자문을 맡고 있는 추수롱(楚樹龍) 중국 칭화대 국제학연구소 교수는 “당이 정부와 군을 지배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군.정부.당의 의견은 모두 같다. 따라서 군은 핵개발을 원하고 정부는 이를 반대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일의 후계자는?

다른 전문가들은 김일성이 지난 1994년 사망 전에 아들인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이라는 높은 자리에 앉혔던 것과는 달리 김정일이 아직 후계자를 지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했다.

AP 통신은 13년 동안 김정일의 개인 초밥 요리사였다는 겐지 후지모토의 주장을 인용, 김정일이 온순한 둘째 아들보다는 여러면에서 자신을 닮은 막내 김정운(24)을 선호하고 있다고 10일 전했다.

뉴욕 소재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쿨마 박사는 “현재 북한에는 1994년때와 같은 권력 계승 순위가 없다”며 북한의 정치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의 사망 후의 핵협상 문제는 “강경파, 온건파, 군사집단, 김정일의 아들 가운데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워싱턴에 위치한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박사는 김정일의 가족과 노동당, 군부가 연합할 가능성도 있다며 “국방위원회 중심의 집단 지도체제가 출현하거나, 김정일의 가족이 실질적 지배권 없이 상징적인 지도자로 군림하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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