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協農서 투표…식량난 해소 주력하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지방의회 선거일인 29일 함남의 한 협동농장을 찾아 투표한 것은 앞으로 농업문제와 식량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각급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법’ 상 선거권자는 자신의 신상이 등록된 명부가 보관돼 있는 거주지 내 선거구에서 투표를 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은 선거 때마다 다른 선거구에서 투표했다.

김 위원장이 매번 다른 선거구에서 투표를 하는 것은 ’특수한 경우 선거자는 선거권증명서를 떼가지고 다른 선거구에 가서 투표를 할 수 있다’는 대의원선거법 62조를 활용해 중점사업 분야 종사자들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후 이번까지 북한에서 치러진 선거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2차례와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3차례 등 모두 5차례.

김 위원장은 1998년 7월 최고인민회의 10기 대의원 선거 때는 군부대 내에 설치된 662호 선거구에서, 1999년 3월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때는 과학원 산하 함남 함흥분원에 마련된 선거구에서 각각 투표했다.

또 최고인민회의 11기 대의원 선거와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동시 실시된 2003년 8월에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투표했다.

핵 문제를 앞세운 미국의 대북 봉쇄전략으로 북한 전역에 위기감이 팽배해 있던 1998년 7월 김 위원장은 군부대에서 최고인민회의 10기 대의원선거 투표를 했고, 선거 한달 뒤인 8월에는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탑재한 2단계 로켓을 발사했다.

김 위원장이 함남 함흥분원에서 투표했던 1999년엔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구호인 ’과학중시정치’가 등장했고, 북한 방송.신문들은 연일 “김정일 동지의 과학중시정치를 받드는 손발이 되고 참된 충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방침을 깨고 미사일을 동.서해상으로 잇따라 발사했던 2003년 8월에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의 투표 장소는 북한 당국의 중점 정책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국대 북한학과의 고유환 교수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투표권 행사 장소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 중 굳이 군부대를 제쳐놓고 협동농장을 찾아 투표한 것은 2차 핵위기 이후 나빠진 경제상황을 추스르고 먹는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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