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중 화해’ 위해 訪中 결심 가능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이 또다시 국제사회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의 특별열차가 중국에 도착했으며 이를 위성으로 확인했다’는 얘기가 나돌더니 아예 ’이미 김 위원장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뒤 평양으로 돌아갔다’는 첩보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30일 이에 대해 “적어도 김 위원장이 이미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갔다거나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갑작스럽게’ 부상한 것은 최근 북중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추론은 ‘김 위원장이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전격적으로 중국방문을 결정했고 이를 중국에 통보했다’는 것.

방중 시기로 29일부터 30일 사이가 주목된 것은 김 위원장이 중국에 갈 경우 만나야 하는 상대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일정을 감안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북중 화해설’의 근거는 잘 알려져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수뇌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찬성으로 대응했다.

특히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을 전후해 평양을 방문했던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와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6자회담 의장)이 끝내 김 위원장을 면담조차 못하고 귀국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통적인 혈맹관계를 자랑하는 북중 두나라간의 냉랭함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급기야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못믿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했다.

상대를 향해 서로 ’못믿겠다’거나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불신감과 불만을 제기하는 양국관계는 ‘혁명동지’의 경험을 공유하지 않은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더욱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후 주석의 경우 개혁.개방으로 인민들을 잘살게 하는 중국과 달리 갈수록 폐쇄적인 사회 속에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북한을 더이상 중국이 보호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할 수 있다”면서 “이제 북한도 행동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중국의 외면만 더욱 부추기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주도의 대북 금융제재에 중국은행(BOC)에 이어 베이징과 상하이(上海)의 주요 중국은행들이 가세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달라진 북중관계의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

스튜어트 레비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28일 자국의 금융제재 노력으로 북한이 “재정적으로 거의 완전히 고립됐다”고 밝힌 것을 보면 중국까지 가세한 제재에 북한이 얼마나 힘든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중국 수뇌부와 만나 현재의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극적인 ’화해 노력’을 해야할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관측이다.

이 소식통은 “과거 김일성 주석 당시에도 북중간에 큰 문제나 불화가 생겼을 때 김 주석이 직접 중국을 가거나 덩샤오핑(鄧小平) 등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해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간다면 이런 형식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통큰 결단’을 내려 중국 방문을 결정했지만 중국측이 이를 피했을 수도 있다는 ‘설’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북중 관계는 더욱 ‘험악한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체면이 손상당한 김 위원장의 ‘분노’가 핵 실험이나 다른 추가적인 도발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이런 최악의 선택을 할 개연성은 그만큼 적다는 얘기가 많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전용기를 평양에 보내 김 위원장을 모셔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후 주석의 초청장까지 함께 보내 최고의 예우를 할 경우 북중간 ’화해의 형식’으로 가장 적합한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어 항공기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설이 있지만 과거 19 70년대 그는 아버지 김 주석을 수행해 항공편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

어떤 형식이 됐든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경우 미사일 발사 이후 꼬일 대로 꼬인 북핵 6자회담은 물론 동아시아 정세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융제재가 변수로 남아있긴 하지만 중국 수뇌부와 만나 극적인 선택을 할 경우 6자회담은 단숨에 재개되고 다른 현안들도 해결의 가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30일 미국 방문길에 오르고 얼마전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등 외교라인이 분주한 것도 북한의 동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그래서 제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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