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남북관계의지 재확인’ 의미.전망

정부가 북한과 중국간 ‘밀월성’ 관계, 북의 6자회담 조건부 복귀 선언,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의지 재확인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변수’들을 남북관계에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된다.

4~6일 방북, 김 위원장과 10시간가량 대화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0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북한측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했을 뿐 아니라 일본, 한국과도 관계 개선을 하려고 한다”며 “이번 방북에서 얻은 가장 큰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지난 8월 이후 북한이 보이고 있는 변화를 `전술적 변화’로 간주한 채 냉정한 대응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원 총리를 통해 전달된 것이었다.

결국 지난 5월 2차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에 더 다가선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미 관계와 그외 남북.북일 관계라는 두개의 `수레바퀴’를 동시에 굴려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대미관계 개선을 통해 체제 안전을 보장받고 남북.북일관계 개선을 통해 실리를 얻으려 한다’는 분석과 `미국의 동맹인 남한.일본과의 관계개선 없이는 최대과제인 북미관계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분석 등 북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어쨌든 북한은 전방위적인 관계개선 의지를 공식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 총리가 1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한국,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전한 뒤 “기회를 제대로 틀어쥐지 못하면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미국.일본에도 동시에 하는 말이겠지만 현재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우리 정부에 북한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 총리의 이 발언은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삼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구상과 현 단계 남북관계 운용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구상 등과 묘한 간극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한.중.일 정상회담 기자회견 발언에서도 확인됐듯 정부는 북한이 핵문제에서 확실한 변화를 보여줘야 본격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사도 확실히 밝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북과 관계개선을 하라’고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원 총리의 이런 언급에도 불구, 다수의 관측통들은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되는 등의 변화가 있을 때까지 남북관계는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재차 밝혔지만 핵문제에 확실한 진전이 이뤄져야 남북간에 진정한 협력이 가능하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대화에서도 북핵문제를 의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대북 접근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이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알기 때문인지 11일 현재까지 고위급 회담 등을 제의해오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남북관계는 향후 이뤄질 북미대화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등과 같은 긍정적 변수가 생겨야 `전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또 중국이 원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각종 지원과 협력을 약속함으로써 대북제재의 효력을 희석시킨 상황에 미국이 대북 `제재’와 `대화’의 균형을 유지하느냐 대화쪽으로 급격히 몸을 틀 것이냐도 중요한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만약 `전자’라면 정부도 남북관계와 관련,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6자회담 재개 후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후자’라면 정부도 남북.북미.한미간의 `3각 선순환 구조’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조에 맞춰 남북관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게 될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11일 “향후 북.미 대화의 양상이 남북관계에도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며 “다만 북.미대화를 통해 대미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체결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북한과 북.미대화를 `6자회담으로 가는 다리’ 정도로 생각하는 미국간에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북.미대화의 향배는 예측키 어렵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