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南수해지원 남다르다’ 사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일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남북관계, 동북아 평화협력 문제 등에 대한) 전략적 비전을 통째로 제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센트럴시티에서 열린 제51차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이때는 이 말하고 저때는 저 말하는 사람이 있다. 개성공단 문닫으라고 아우성치더니 이제 투자해야 한다고 사진 찍고 오고 그러더라. 부끄럽지 않나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누구든지 국가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이런 문제에 대한 전략적 비전을 내놔야 한다”며 “감춰두고 그때 그때 필요할 때, 화투치기 할 때 속임수 쓰는 것처럼 카드 하나 쑥 꺼내고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뒷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밀약, 뒷거래를 했을거다 하는데 임기를 얼마 안 남은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무슨 뒷거래를 하겠느냐”며 “우리나라는 언론도 겁나고 검찰도 겁나서 뒷거래를 못한다”고 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북한은 `NLL을 합의한 일이 없고 국제적으로 공인된 영해선 획정 방법에 따라 계산하면 안 맞지 않느냐’고 한다”며 “합의안한 것도 사실이고, 영해선 획정방법이 안 맞는 것도 사실이다. 북측이 이런 말을 들고 나오면 말이 궁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NLL을 다시 긋는다고 우리나라에 큰일이 나고 당장 안보가 위태로운 것은 아니지만 국민이 북한에 대해 아직 양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정서를 갖고 있다”며 “국민과 함께 못하면 합의를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NLL 문제에 대해 `영토선이냐’고 했더니 `목숨걸고 지킨 우리의 방위선인데’라고 얘기를 한다. 일리가 있다”면서도 “그 선 때문에 아까운 목숨을 잃은 것 아니냐. 그 선이 합의돼 있는 선이라면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 충돌이 발생않도록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래서 그 위에다 군사적인 문제는 묻어놓고 경제문제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자는 것”이라며 “해주-개성공단-인천을 묶어 세계경제를 향한 3각의 남북협력 특별지대를 만들어 세계의 기업도 유치하고 우리 경제가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근거지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아주 심한 수해를 당했을 때 많은 국민이 모금하고 지원해주셨다”며 “이번에 (북한에) 갔더니 김 위원장이 각별히 감사하다는 인사를 제게 했다.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에 대해서도 감사 표시를 했고 국민 여러분께서 모금을 도와주신 것도 감사인사를 했다”고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형식적으로 하는 딱딱한 의례적인 말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가운데 `역시 다르다’ 이런 말을 했다. `역시 남하고는 다르다’ 이런 말을 자연스레 하는 것으로 봐서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저는 100일 남짓 남았는데,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거나 간에 어지간하면 역사를 되돌리는 일이 아니고 국민을 곤경에 빠뜨리는 일이 아니면 마음에 안 들어도 (대통령을) 지지해줘야 한다”며 “대통령이 지지도가 있을 때는 하는 일이 잘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지지도가 땅에 떨어져 있을 때는 의제를 내놓으면 우선 여당부터 눈치 보고 자꾸만 딴전 부리고, 앞장서 책임지고 역할을 해줄 사람이 없다. 혹시 시비가 생길만한 일이면 자꾸 깎자고 한다. 이것저것 빼니까 나름대로 이목구비를 갖추고 있는 정책이 실효성이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국내 영자지 코리아타임스에 보낸 특별기고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추진을 위한 3, 4자 정상회담 추진 합의에 대해 “한반도에 전쟁상태를 종식하고자 하는 직접 관련 당사국 정상선언은 정치적.상징적 의미가 클 뿐 아니라 비핵화 일정을 촉진시켜 한반도 평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