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훈장’ 첫 수훈자 면면 살펴보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을 앞두고 발표된 ‘김정일훈장’의 첫 수훈자 면면을 보면 일단 김정은 체제가 외형상 안착했다는 분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현재 북한을 이끄는 당정군 권력 실세들을 중심으로 수훈자를 정하면서도 김일성-김정일 체제에 충실했던 원로들을 포함함으로써 나름대로 노장청을 안배한 모양새다.


우선 김일성 주석과 항일투쟁을 한 빨치산 출신인 리을설 인민군 원수를 맨앞에 내세우면서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장 등 ‘혁명1세대’뿐 아니라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거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총리 등 현직 고위인사들이 포함됐고 당·정·군의 실세 고위 간부들이 대부분 수훈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수훈자에 우리의 장관격인 내각 부처의 상들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첫 김정일훈장 명단은 김정은 시대를 이끌 인물로 평가할 수 있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수훈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권부의 사실상 2인자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의 고모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이 첫번째 김정일훈장을 받는 부부가 됐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네번째 부인으로 서기실(비서실)의 사실상 책임자로 활동해온 김옥 국방위 과장도 포함됐는데 북한 언론매체를 통해 김옥의 실명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과장의 아버지인 김효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도 이름을 올려 김효-김옥은 첫 부녀 수훈자가 됐다.


이밖에 리영호 군 총참모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육·해·공군 사령관, 조경철 신임 군 보위사령관 등 군부 실세도 명단에 포함됐다.


김 위원장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핵무기 보유를 꼽는 북한에서 ‘핵개발의 대부’로 불리는 서상국 김일성종합대 물리학부 강좌장도 수훈자에 포함된 것은 북한이 앞으로도 핵개발 노력을 지속할 것임을 보여준다.


최근 합영투자위원장에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된 리수용도 수훈자에 포함돼 그가 좌천되지 않고 북한의 대외투자와 관련된 업무를 지속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번 수훈자에는 권력 실세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주요 인물도 대거 포함돼 김정은 체제의 화합형 서훈임을 보여줬다.


우선 김정은 체제 구축과정에서 우상화와 선전선동의 중요성을 고려해 언론분야 핵심 종사자들이 대거 수훈자에 이름을 올렸다.


김기룡 노동신문사 책임주필, 차승수 중앙방송위원장, 김병호 중앙통신사 사장, 차영도 조선작가동맹 시분과위원장, 주수용 만수대창작사 사장 등 주요선전기구의 책임자뿐 아니라 리춘히 아나운서와 북한 방송계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최성원 인민방송원도 포함됐다.


해외의 최대 친북동포단체인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서만술 의장과 허종만 책임부의장도 김정일훈장을 받게 됐다.


또 렴인윤 3월5일청년광산 지배인, 최관준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 지배인, 감혜란 강계은하피복공장 지배인 등 `강성대국’ 건설을 지향하는 상황에서 북한 기업소 책임자들도 대거 수훈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수훈자는 훈장 제정 후 첫 수훈자일 뿐 아니라 김정은 체제에서 선발된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향후 역할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김정은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권력 실세들을 수훈자로 선정하면서도 세대간, 계층간 안배를 하려고 한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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